레디 액션! '영상 도시' 꿈을 찍는 고양시

입력 2019.11.29 03:01

[뜬 곳, 뜨는 곳] 방송·공연 등 미디어 메카로 도약

CJ, 2兆들여 미디어 테마파크 추진… 2만명 수용하는 아레나 등 들어서
인근 방송영상단지도 2024년 완공
방송국·영화 촬영장 추가 유치하고 드론 등 첨단산업 특화산단 조성
7만㎡ 규모 킨텍스 3전시장 짓기로

경기도 고양시 인구는 106만명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226곳 중 둘째로 많다. 1992년 고양군에서 시로 승격된 뒤 일산 신도시 등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건설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수원)나 판교테크노밸리(성남)처럼 대표 기업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그런 고양시가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CJ그룹에서 최근 1조8000억원을 투자해 고양시 장항동에 30만㎡(9만평) 규모의 미디어 테마파크 'CJ 라이브시티'를 만든다고 발표한 것이다.

CJ 라이브시티는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시설을 갖추게 된다. 영상 제작 체험형 스튜디오, VR(가상현실) 등을 이용한 놀이 시설, 특급 호텔 등이 들어선다. 그중 핵심은 2만명 수용 규모의 아레나(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이다. 현재 대규모 콘서트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이나 구로구 고척 돔에서 열린다. 전문 공연장이 아니다 보니 음향이나 편의 시설 등의 질(質)이 아쉽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고양시는 CJ가 건립하는 아레나가 국내 대중음악 공연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주는 상징적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의 대표적인 방송영상산업 시설인 아쿠아스튜디오에서 영화 ‘명량’ 제작진이 어부들이 조선 수군을 구출하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이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특수 촬영 기법을 통해 실감나는 해전(海戰) 장면으로 탈바꿈했다. 명량은 2014년 개봉해 관객 1761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순위 1위에 올랐다.
경기도 고양시의 대표적인 방송영상산업 시설인 아쿠아스튜디오에서 영화 ‘명량’ 제작진이 어부들이 조선 수군을 구출하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이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특수 촬영 기법을 통해 실감나는 해전(海戰) 장면으로 탈바꿈했다. 명량은 2014년 개봉해 관객 1761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순위 1위에 올랐다.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CJ는 아레나를 비롯한 미디어 시티의 운영을 미국 AEG그룹과 합작한다. AEG는 영국 런던의 오투 아레나, 독일 베를린의 메르세데스 플라츠 등 전 세계 160여곳의 아레나를 소유 또는 위탁 운영해온 공연 전문 기획사로 폴 매카트니, 엘턴 존 등 최정상급 팝스타들의 공연을 진행했다. AEG 측은 CJ와 합작을 결정한 것에 대해 "최근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어 한국 내 복합 공연장의 수요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CJ 라이브시티가 완공되면 바로 옆인 장항·대화동 일대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시가 조성 중인 방송영상단지인 고양테크노밸리와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고양테크노밸리에는 저마다 기능이 특화된 방송영상밸리, 일산테크노밸리, 장항공공주택지구, 킨텍스 3전시장 등 4개 단지가 들어선다. 방송영상밸리(70만㎡)는 방송사, 프로그램 제작사, 기획사 등이 입주하게 된다. EBS 본사와 SBS·MBC 영상제작센터 등 고양에 기반 시설을 마련한 주요 방송사와 연계한 방송영상산업 거점으로 육성된다. 최첨단 영화 제작 스튜디오 건립도 추진된다. 고양에는 이미 영화 스튜디오 성공 사례가 있다. 정수장을 개조해 2011년에 문을 연 '고양아쿠아스튜디오'다. 이곳에서 '명량' '해운대' '국제시장' '기생충' 등 영화들의 수중 특수촬영이 진행됐다.

85만㎡ 부지에 들어설 일산테크노밸리는 고양시 최초 공장형 기업 단지다. VR 콘텐츠, 인공지능(AI), 드론, 정보통신기술(ICT) 등 미디어 연계 첨단산업에 특화된다. 고양은 그동안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돼 대학이나 대규모 공장 유치가 어려웠지만, 2019년 정부가 이 일대 부지에 한해 규제를 풀었다. 본격적인 입주 절차는 2021년 시작되지만 벌써 기업 263곳이 입주 의사를 밝혔다.

고양 테크노밸리 프로젝트 그래픽

방송 영상 산업단지에서 근무자들의 주거단지인 장항공공주택지구는 156만㎡ 규모 부지에 1만2000가구가 2024년까지 조성되며 대학과 지식산업단지의 유치도 추진된다. 지난해 634만명이 찾아오면서 국내 대표적 전시 시설로 자리 잡은 킨텍스도 전시 면적 7만㎡ 규모의 세 번째 전시장을 갖게 된다. 2024년 3전시장이 완공되면 킨텍스는 기존의 1·2전시장과 합쳐 아시아 6위, 세계 22위 규모가 된다. 내방객을 위해 숙박 시설도 4600실 확충되고, 면세점 설립도 추진된다.

고양시는 방송영상산업이 지역의 대표 산업으로 성공할 것으로 낙관한다. 자신감의 배경에는 지리적 위치와 교통이라는 이점이 있다. 고양시는 아시아의 대표 국제공항인 김포공항과 자동차로 20분 거리, 인천공항과는 40분 거리다. 지금도 잘 구축돼 있는 철도와 도로 교통망도 더욱 업그레이드된다. 내년에는 서울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을 잇는 고속도로가 개통된다. 현재 공사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완공되면 킨텍스에서 서울 강남의 삼성역까지 18분에 도착할 수 있다. 서해선 전철도 고양 대곡역까지 연장돼 경의선·지하철 3호선과 갈아탈 수 있게 된다. 신분당선과 인천지하철 2호선을 일산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말 그대로 나라 밖과 전국 각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갖춰지는 것이다.

좋은 생활 여건에도 기반 산업 시설이 부족해 늘 따라붙었던 '베드타운' 꼬리표도 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고양시 세입과 재정자립도는 각각 2조8141억원과 47.7%로 수원(3조4450억원·58.7%)이나 성남(3조9756억원·65.2%) 등 비슷한 규모의 도시보다 열악했다. 방송영상단지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고양시의 자족 기능은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방송영상산업 육성을 통해 고양시는 부족한 것 없는 완벽한 도시가 돼 아시아를 선도하는 미디어 시티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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