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빛낸 사람' 뽑힌 젊은 과학자… 월급 200만원 연구소 떠나 자영업

입력 2019.11.26 01:45 | 수정 2019.11.26 06:44

[한국 과학이 흔들린다] [2]

서울 한 대학에서 생물화학 박사 학위를 딴 A(40)씨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물학연구정보센터가 탁월한 논문을 쓴 연구자에게 주는 '한국을 빛낸 사람들'에 선정됐던 유망한 과학자였다. 하지만 그는 2017년 "자영업을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과학계를 떠났다. 한 연구기관에서 박사후연구원(포스트닥터·포닥)으로 일할 당시 가장인 그의 급여는 월 200여만원.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과학계는 돌아보기도 싫다"고 했다. 옛 동료들은 A씨가 지금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포닥은 박사 학위를 따고 갓 연구 현장에 뛰어든 연구원들이다. 연구 생산성이 가장 왕성해 과학 선진국에선 연구 현장의 주축이다. "노벨상은 교수가 타지만 그 성과를 좌우하는 건 포닥"이라는 뜻에서 '노벨상은 노벨 감독상'이라는 말까지 있다. '포닥 없는 연구'는 상상도 못 한다. 노벨상 수상자 16명을 배출한 영국 케임브리지대 분자생물학연구실은 교수 1명에 포닥 8명, 대학원생 2명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포닥에게 최소 연봉 5만달러를 보장하고 독일은 기혼 포닥이 자녀가 생기면 계약 기간을 늘려 안정적인 연구를 뒷받침한다.

한국 포닥들의 현실은 참담하다. 200만~300만원에 불과한 월급,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불안정한 신분 등 열악한 처우를 견디다 못해 A씨처럼 연구자의 길을 접거나 해외로 떠나는 이들이 적잖다. 기초과학 분야 학회의 모임인 기초연구연합회는 한 해 배출되는 이공계 박사 4100여명 중 1200여명이 국외로 나간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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