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와대 안 유재수 진짜 뒷배는 누군가

조선일보
입력 2019.11.23 03:19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해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유씨는 금융위 국장으로 있을 때 세금 감면 등 기업 편의를 봐준 대가로 골프채, 항공권, 자녀 유학 비용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 혐의는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작년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이 '조국 민정수석 지시로 유씨 감찰이 중단됐다'고 폭로하면서 밝힌 내용 그대로다. 특감반 보고 문건을 보면 기업·기업인 이름과 함께 유씨가 받은 금품 종류까지 나와 있다. 특감반원들이 유씨를 몇 차례 대면 조사까지 하면서 파악한 내용인데, 검찰 수사로 실제 근거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도 당시 조국 수석은 "경미한 품위 유지 위반 수준이었다"며 특감반 조사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사실을 호도한 것이다. 그 이유가 밝혀져야 한다. 비리를 알면서도 덮었다면 직권 남용이다.

청와대 특감반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씨는 특감반에서 3번째 조사를 받은 직후 75일간 병가를 냈다. 그 사이 '조사 중단' 지시가 있었다. 유씨가 누군가에게 구명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갑작스러운 조사 중단 지시에 특감반장조차 "굉장히 분개했다"고 한다. 금융위는 구체적 비위 내용은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유씨의 사표를 받았다. 청와대가 공무원 비위를 적발하면 검찰에 수사 의뢰하거나 소속 부처에 문서로 내용을 알려 징계토록 하는 것이 상식인데도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금융위는 유씨가 사표를 내자 금융위를 감독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추천했다고 한다. 비위가 있다는 이유로 물러난 공직자에게 알짜배기 자리를 주선한 것이다. 몇 달 뒤 유씨는 부산시 경제부시장까지 됐다. 단순히 민정수석실 차원이 아니라 이 정권의 권력자가 유씨 뒤를 봐주고 있다는 뜻이다. 그게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

유씨는 노무현 정부 시절 민정수석실에 파견됐고 대통령 일정을 담당하는 제1부속실에서도 근무했다고 한다. 이 정권 실세들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감반이 유씨 휴대전화를 분석했더니 유씨가 현 정권 실세 정치인,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과 보안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금융위 인사 문제 등을 상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특감반원의 증언이다. '조국 사태'보다 더 크고 심각한 사안이다. 검찰이 끝까지 추적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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