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미세먼지 32% 中서 넘어온다, 중국 첫 인정

조선일보
입력 2019.11.21 03:00

[오늘의 세상]

한·중·일 공동연구 보고서 발표… 일본도 중국 영향 24% 받아
12~3월 고농도 시기 중국영향은 포함 안돼 '반쪽 보고서' 지적
세부내용 입장차도 커… 中 "서울에 미치는 영향 23%뿐" 주장

중국 북부에서 생성된 모래 바람의 영향으로 황사가 발생한 지난 1일 오전,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길을 걷고 있다. 이날 미세 먼지(PM10) 농도는 서울 92㎍/㎥, 광주 115㎍/㎥, 대전 104㎍/㎥를 기록하는 등 전국이 ‘나쁨’ 수준을 보였다. 중국은 20일 처음으로 한국에 미치는 중국 미세 먼지의 영향을 공식 인정했다.
중국 북부에서 생성된 모래 바람의 영향으로 황사가 발생한 지난 1일 오전,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길을 걷고 있다. 이날 미세 먼지(PM10) 농도는 서울 92㎍/㎥, 광주 115㎍/㎥, 대전 104㎍/㎥를 기록하는 등 전국이 ‘나쁨’ 수준을 보였다. 중국은 20일 처음으로 한국에 미치는 중국 미세 먼지의 영향을 공식 인정했다. /고운호 기자
국내 초미세 먼지(PM 2.5) 가운데 30% 이상이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라는 한·중·일 3국 과학자들의 공동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초미세 먼지 영향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0일 이런 내용의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 국제 공동연구' 요약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한·중·일 환경 당국의 검토를 거친 것이라 정부 입장으로 볼 수 있다. 특히 23일 열릴 제21차 한·중·일 환경장관 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3국이 미세 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조할 과학적 근거가 될지 주목된다.

하지만 보고서가 별다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발표는 3국 연구진이 도시별로 각각 제출한 수치를 단순 평균해서 낸 것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중국 측은 중국발 초미세 먼지가 한국(32%)과 일본(24%)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도시별 영향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않았다. 또 고농도 미세 먼지 발생 시기(12~3월)의 각국 미세 먼지 영향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한국 초미세 먼지 32%가 중국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서울, 대전, 부산 등 3개 도시의 연중 초미세 먼지 가운데 중국의 영향은 32.1%였다. 국내에서 배출된 초미세 먼지가 51.2%, 일본에서 넘어온 초미세 먼지가 1.5%로 조사됐다. 나머지(15.2%)는 몽골과 북한, 동남아 등의 영향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중국 영향이 32.1%라는 것은 서울·대전·부산 3개 도시에 대한 중국발 초미세 먼지 영향을 3국 연구진이 각각 계산해서 나온 총 9개 수치를 평균한 것이다. 베이징, 톈진, 상하이, 칭다오, 선양, 다롄 등 6개 도시를 조사한 중국은 중국 자체 초미세 먼지가 91%를 차지하고, 우리나라 1.9%, 일본 0.8%로 나타났다. 일본은 조사 대상 도시가 3개(도쿄, 오사카, 후쿠오카)였고, 자체 영향이 55.4%, 중국이 24.6%, 우리나라가 8.2%를 차지한다고 했다.

중국 "서울에 23% 영향 불과하다" 주장

도시별 분석은 중국과 한국의 입장 차가 크다. 서울은 우리 연구진은 초미세 먼지의 39%가 중국에서 오고, 자체 발생량은 42%에 그치는 것으로 봤다. 하지만 중국 연구진은 중국의 영향이 23%에 그치고, 서울 자체 발생량이 63%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중국발 초미세 먼지의 영향에 대한 이런 입장 차는 대전(중국 측 주장 30%, 한국 측 주장 37%)과 부산(중국 측 주장 26%, 한국 측 주장 29%)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반면 우리와 같은 수치 모델(CMAQ, 지역 단위 대기오염 예측을 위해 미국 정부가 개발한 대기질 모델)을 사용한 일본 연구진은 환경과학원 측과 비슷하게 중국의 영향을 계산했다. 한 대기 환경 전문가는 "3국이 모두 개별 결과를 내고, 각자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데 단순히 평균해서 발표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농도 미세 먼지 발생 시기 누락

이번 보고서에는 전례 없이 7일 연속 미세 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내려졌던 올 3월과 같이 고농도(PM 2.5 초미세 먼지가 36㎍/㎥ 이상인 '나쁨'~'매우 나쁨' 수준인 상태) 미세 먼지 발생 시기에 대한 분석이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환경과학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다섯 차례 고농도 미세 먼지 사례에 대한 국내외 영향을 자체 분석해 발표한 바 있다. 발표 당시 국외 초미세 먼지의 국내 영향은 최소 28%에서 최대 82%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수치를 평균하면 고농도 초미세 먼지 발생 시 국외 영향은 50%가량으로 추측된다. 이날 발표된 연중 중국발 초미세 먼지 영향(32%)의 1.5배를 넘는 수치다. 이에 대해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통상 고농도 시기에는 평소보다 10%가량 국외 기여도가 높다고 본다"며 "국외 기여도가 80%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 지난 1월 15일 사례를 예로 들면, 80% 중 중국의 기여도가 70%포인트가량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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