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조국스러운' 면회 특혜

조선일보
입력 2019.11.18 03:15 | 수정 2019.11.19 21:18

범죄자들이 수용된 구치소나 교도소는 법의 정의(正義)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그러나 수감자 신분이나 배경에 따라 면회 등 대우가 달라진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내부는 보안구역이라는 이유로 공개가 허용되지 않는다. 감시의 사각지대다. 그러다 보니 권력의 비호를 받는 수감자에게는 하루 한 번으로 제한된 면회를 두 번까지 하거나, 면회 금지 대상인데도 면회가 허용되는 특혜를 누린다는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14일 검찰에 출두해 8시간 조사를 받는 동안 '묵비권'을 행사하더니, 다음 날인 15일 서울구치소를 찾아가 아내 정경심씨를 면회했다. 조씨는 검찰 조사 받기 전날(13일)에도 정씨를 만났다. 지난달 24일 정씨가 구속된 이후 최소 8차례에 걸친 면회였다. 사흘에 한 번꼴이다. 정씨는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증거인멸 등과 관련해 14가지 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조씨 역시 아내 정씨와 함께 자녀 입시 비리 등 4가지 이상의 범죄를 공모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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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범 관계에 있는 부부에게 계속 면회를 허용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심지어 교도관이 배석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고 한다. 아예 대놓고 '증거를 인멸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대화가 녹음된다고는 하지만 대화를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의사 전달이 가능하다. 조씨가 검찰 조사를 받은 14일 정씨에 대한 수사 기록 열람 복사가 허용됐다. 바로 다음 날 서울구치소에서 만난 두 사람은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았을까.

▶그제는 서울구치소에서 조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딸 조민씨가 '화상 면회'를 이용해 다른 장소에서 면회했기 때문이다. 화상 면회는 구치소에서 먼 곳에 사는 수감자 가족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제도다. 서울구치소는 조씨 집에서 차량으로 20분 정도 걸린다. 특혜 면회라는 지적이 나오니 카메라의 눈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다.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때는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가 공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두 사람 간 면회를 금지했었다. 법 집행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이다. 조씨 가족들은 언론의 눈에 띄지 않는 검찰청사 안 '비밀 통로'를 오가며 조사를 받았다. 전례 없는 특혜가 구치소 면회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을 우롱하는 '조로남불'(조국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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