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구축 어렵고 개발비 부담… 교육 활용 주춤

입력 2019.11.18 03:00

교육 열기 식은 AR·VR

실감형 콘텐츠로 눈길을 끌었던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의 교육적 활용이 주춤하고 있다. 정규 교과목에 접목하기 어렵고, 교육용 플랫폼 구축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AR·VR 교육을 자제하라는 방침까지 밝혀 갈 길이 더욱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닝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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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최근 AR·VR 교육 콘텐츠 개발 열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학생과 학교를 대상으로 한 정규 교육과정 콘텐츠 개발은 거의 전무하다. 그나마 기업이 안전교육이나 신입사원 교육을 위해 콘텐츠 개발을 의뢰하는 수준이다. 이 역시 개발 비용이 만만치 않아 시장 형성이 어렵다. 기업대상 안전교육 VR 콘텐츠 개발 업체 관계자는 "콘텐츠 1개를 개발하는 비용이 1억원에 육박한다"며 "기업도 막대한 개발 비용에 부담을 느껴 발주를 꺼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AR·VR 교육 콘텐츠 개발이 더딘 이유는 또 있다. 콘텐츠를 활용하는 플랫폼이 통일돼 있지 않은 탓이다. 현재 AR·VR 관련 콘텐츠는 일부 관련 기기 개발업체가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유통된다. 대표적인 기업이 구글과 오큘러스다. 두 업체는 각각 독자적인 HMD(Head Mounted Display·머리 착용 디스플레이)를 개발했으며, 자사 기기에서는 타사의 AR·VR 콘텐츠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구글 HMD를 구매했다면, 오큘러스용 AR·VR 콘텐츠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일부 기업과 대학 정도만 AR·VR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설립한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과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천재교육이다. 코리아텍은 온라인평생교육원 직업훈련을 위한 AR·VR 콘텐츠를 개발한다. 고용노동부 산하 대학인 코리아텍은 AR·VR 콘텐츠를 개발해 각 직업교육기관에 무상 배포한다.

천재교육은 AR·VR 교육 콘텐츠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하는 몇 안되는 교육기업이다. 지난해 AR·VR 교육 콘텐츠를 학교 교육현장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개발사업에 착수했다. 생물과목을 배우면서 인체 구조를 VR콘텐츠로 배우는 식이다. 수업 초반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집중도를 높이는 콘텐츠다.

관건은 교육당국의 움직임이다. 앞서 정부는 AR·VR HMD가 어린 학생의 건강에 좋지 않다는 교육계 일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초등학교에서 AR·VR 교육 활용을 중단했다. 그러나 의학계에선 아직 AR·VR 환경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런 교육당국의 입장이 AR·VR 교육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우려한다. 한 교육업계 관계자는 "AR·VR 교육의 명줄을 쥔 교육부가 과기정통부보다 더 보수적이다"며 "가뜩이나 더딘 AR·VR 교육을 정부가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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