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 대대급 훈련도 안한다

입력 2019.11.17 14:02 | 수정 2019.11.17 16:57

美에스퍼 "외교적 노력이자 선의의 조치… 北 상응하는 성의 보여야"
정경두 "비핵화 위한 외교 수단… 진행 보면서 훈련 재개 여부 결정"

정경두(왼쪽)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이달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경두(왼쪽)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이달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정부가 이달 중 예정됐던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한·미는 매년 해오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유예키로 하면서도 대대급 이하 소규모 연합훈련은 진행키로 했다. 그런데 이제는 이 훈련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 장관은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확대 국방장관 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갖고 이달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결정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회담 후 기자 간담회에서 "한미 국방부간 긴밀한 협의와 신중한 검토를 거쳐 저와 정경두 장관은 이번 달에 계획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양국의 이런 결정은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며 "북한 역시 연습과 훈련 그리고 (미사일) 시험을 시행하는 결정에 있어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북한이 조건이나 주저함이 없이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면서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지만, 한반도의 연합전력에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정경두 장관은 "한미 양국은 철통같은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미 연합전력은 상시 즉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외교적 수단이 최적의 방법"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이번 연기된 (연합공중)훈련을 언제 다시 시작할 것인가라는 부분은 앞으로 진행되는 사안을 보면서 한미 간에 긴밀하게 공조 협조하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한미는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체해 이달 중 대대급 이하의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한 국무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3일 담화를 통해 "대화 상대인 우리(북) 공화국을 과녁으로 삼고 연합공중훈련까지 강행하며 사태 발전을 악화일로로 몰아넣은 미국의 분별없는 행태에 대해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규모를 축소해 진행하기로 한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반발한 것이다.

북한 국무위원회는 "(한미 연합훈련이) 우리 인민의 분노를 더더욱 크게 증폭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대통령이 자랑할 거리를 안겨주었으나 미국 측은 이에 아무런 상응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우리가 미국 측으로부터 받은 것이란 배신감 하나뿐"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런 반발에 대해 한미는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제51차 안보협의회(SCM)에서도 연합공중훈련 조정 문제를 협의했고 이번 방콕 회담에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SCM 회의 전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북한과의 대화 위해 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SCM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훈련의 목적은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고 증강하려는 목적도 있다"며 "외교관들을 계속 지원하고 외교적 노력의 문이 닫히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외교'를 이유로 들면서 미·북 대화 촉진을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 조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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