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영우 전 靑외교안보수석 "한미동맹은 복합 위기...지소미아 깨선 안 되고 방위비 협상은 지연시켜야"

입력 2019.11.17 07:45 | 수정 2019.11.17 10:27

최근 유튜브 '천영우TV'서 '주한미군 철수' 현실화 우려 제기⋯"지소미아·방위비 문제 주한미군 철수 기폭제 될수도"
"지소미아는 최악 안보상황 대비한 그릇⋯지금 무엇 담았느냐보다 그릇 자체가 중요"
"일본 수출규제 맞대응 카드로 지소미아 종료 꺼낸 것은 오판이자 자해"
"트럼프, 동맹 가치 돈으로만 생각...방위비 50억 달러 요구는 주한미군 철수론자들에 명분 제공"
"한미동맹 유지하자고 과도한 분담금 부담하자는 주장 국민 동의 얻기 어려워⋯협상 최대한 지연시켜야"

정부가 종료 방침을 밝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만료 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닷새 동안 한·일 양국 정부가 극적 타협에 이르지 않는 한 22일 자정을 기해 지소미아는 작동을 멈춘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17일 태국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한·일, 한·미·일 연쇄 회담을 갖고 막판 협상을 가질 것으로 보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고를 요청한 에스퍼 장관에게 "일본이 수출 규제를 풀지 않으면 파기 철회는 어렵다"고 원칙론을 되풀이했다.

미국은 중국에 맞선 한·미·일 삼각 안보 동맹의 축으로 꼽는 지소미아 종료 방침 철회를 한국 정부에 압박하면서 동시에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요구하는 내년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50억달러'(한화 6조원). 이 역시도 한국 정부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방위비 분담금은 1조원을 약간 넘는 수준. 한국 정부로선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다. 액수도 액수지만, 명목이 없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 사이에 벌어진 지소미아, 방위비 분담금 갈등은 한미동맹의 균열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양국 군사 동맹의 근본적인 위험 신호란 우려를 낳고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16일 서울 광화문 오피시아빌딩 한반도미래포럼 사무실에서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지호 기자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16일 서울 광화문 오피시아빌딩 한반도미래포럼 사무실에서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지호 기자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 인터뷰에서 "지소미아가 정부가 예고한대로 종료되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다 결렬된다면,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천 전 수석은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천영우TV'에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화될 수 있는 4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16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한·미 정부가 주한미군의 가치를 지금처럼 낮게 평가한 적이 없었다 △미국에게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줄어들고 있다 △미·북 핵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강하게 요구하고 미국이 이를 수용할 수 있다 △지소미아 종료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렬이 주한미군 철수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천 전 수석 분석이다.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그는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이 위기 상황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갈등을 야기할만한 이슈들이 곳곳에서 터지려고 한다"면서 "이슈 하나하나가 극복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정부 모두 동맹을 강화하고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 외교안보 부처에선 주한미군이 철수했을 때를 대비한 대한민국의 안보 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천 전 수석은 종료 시점이 다가온 한·일 지소미아를 '그릇'에 비유했다. 때로는 그릇 자체가 중요할 때가 있다며 이를 깨뜨리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천 전 수석은 "한·일이 교환하는 정보의 질에 대한 평가가 나오는 데 지금 그릇에 담긴 밥과 반찬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지소미아 종료는 앞으로 어떤 반찬을 담을지 모르는 그릇을 깨트리는 행위"라는 것이다. 당장 지소미아가 없다고 해서 전쟁이 발발하거나 안보 위기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시를 대비해 지소미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 전 수석은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응해 지소미아 종료를 꺼내든 것은 "자해 소동"이라고도 했다. 그는 "일본을 움직이려면 일본의 아픈 부위를 공략해야 하는데, 우리가 꺼내든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보다 우리가 더 아픈 일"이라며 "일본 뺨을 때릴 생각을 해야지 왜 스스로의 눈을 찌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SMA) 협상에 대해선 "미국이 요구한 50억달러란 수치는 말이 안되는 액수"라면서 "액수도 액수이지만 그 금액이 합당한 근거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천 전 수석은 "보수 진영에서도 '돈이 아무리 들더라도 분담금을 내고 한미동맹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선 안 된다"면서 "그런 주장은 국민들로부터 동의받기 힘들다. 모든 요구는 이치에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선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협상을 최대한 지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천 전 수석은 올초 타결한 10차 협정안에 명시된 '차기 협상이 난항할 경우 10차 협정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적극 활용해 차기 협정을 현행 수준으로 연장하고, 미국에 방위비 분담금의 새로운 틀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천 전 수석과의 일문일답.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김지호 기자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김지호 기자
ー지난 15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안보협의회(SCM)가 열렸다.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공동기자회견에서 작정한 듯 지소미아 종료 철회, 방위비 분담금 증액 같은 사안에 대해 미국의 입장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외교적 수사(레토릭)가 사라진 상황을 두고 한·미 간 배려가 사라진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동맹이 위기 상황으로 가고 있다. 갈등을 야기할만한 이슈들이 곳곳에서 터지려고 한다. 지소미아부터 방위비 분담금 이슈 등 하나하나가 극복하기 쉽지 않은 문제들이다. 만약 문제들이 각각 터졌다면 충격이 이보다는 작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복합적·연쇄적으로 터질 것 같다는 게 문제다."

ー닷새 앞으로 다가온 지소미아 종료가 발등의 불이다.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꺼내든 배경은 무엇으로 보나.

"직접적인 배경까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 조치가 일본만을 겨냥한 조치라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일본에는 직접적인 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지소미아의 가장 큰 이해 당사국은 미국이다. 미국은 한·미·일 안보 협력의 기초를 군사 정보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라고 봤다. 미국은 북한과 중국의 위협을 대비하기 위한 동아시아 안보체제 구축을 매우 중시한다. 만약 정부가 일본을 겨냥해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 착각에 의해 오판한 것이다. 정부가 미국이 일본과의 중재에 나서도록 지소미아를 건드린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지소미아를 폐기한다고 하면 미국이 일본의 팔을 비틀 것이라고 판단을 했을 수 있다."

ー만약 한국 정부가 미국을 일본의 팔을 비트는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꺼냈다 해도, 이후 미국의 태도를 보면 한국 정부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 아닌가. 미국은 오히려 한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메시지로 받아 들이고 있는 것 아닌가.

"지소미아 종료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린 결정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이 지소미아를 통해 얼마나 가치있는 정보를 교환하고 있느냐를 따지는 점이다. 지소미아는 지금 교환하는 정보의 가치를 토대로 평가할 대상이 아니다. 지소미아는 미래에 진짜 위기가 왔을 때 상호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둔 것이다."

ー지소미아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미래의 가치를 봐야 한다는 것인가.

"지금 당장 지소미아가 없다고 해서 전쟁이 발발하거나 안보 위기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안보 전략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지소미아 역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하나의 체제로 봐야 한다. 그릇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 그릇에 담긴 밥과 반찬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당장 그릇에 담긴 밥이 맛없고, 반찬이 볼품없다고 해서 그릇을 깨트리진 않는다. 빈 그릇으로 뒀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쓰면 되는 것이다. 지소미아를 종료하는 것은 결국 앞으로 어떤 반찬을 담을지 모르는 그릇을 깨트리는 행위와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기념촬영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기념촬영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ー한·일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역대 정부 모두 한·일 관계 개선은 쉽지 않은 숙제였다. 역대 정부들은 기본적으로 역사 문제는 역사 문제로, 경제 협력과 안보 협력은 별개의 문제로 다루는 투트랙 접근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역사 문제가 경제로, 그리고 안보로 확산된 사례가 됐다.

"국익보다는 어떤 이념, 특히 반일(反日) 감정을 바탕으로 '일본엔 져선 안된다' '일본엔 복수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ー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방침을 밝힌 이후에도 일본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을 움직이려면 일본의 아픈 부위를 공략해야 하는데, 우리가 꺼내든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보다 우리가 더 아픈 일이다. 일본 뺨을 때릴 생각을 해야지 왜 스스로의 눈을 찌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일종의 자해 소동이다."

ー정부로선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 해제 등 일본 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再考)하려고 해도 명분이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반드시 필요한 게 있다. 바로 출구전략이다. 정부는 정부가 판단해서 결정한 일이 원래 생각하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때를 대비한 플랜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전혀 대비가 되지 않았다."

ー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전에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이 있었다. 강제징용과 관련한 한·일 간 의견 조율이 없으면 향후 양국 관계 발전은 불가능한 것 아닌가.

"대법원 판결과 한·일 청구권 협정의 관계를 어떻게 봐야할지에 대해 정부가 입장을 정해 밝히지 않고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돌릴 길이 없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정부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면 지금까지 오지 않을 일이다. 정부의 직무유기로 발생한 책임을 정부는 책임질 생각을 하지 않고, 국민과 기업이 고스란히 떠안게 만들었다. "

정경두(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경두(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ー방위비 분담금도 문제다. 미국이 요구하는 내년도 한국의 분담금이 50억달러라고 한다. 너무 과한 것 아닌가.

"그게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대하는 자세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인식은 큰 문제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의 가치를 돈으로만 계산한다."

ー미국의 이런 태도는 한국민들의 대미 감정을 악화시키지 않을까.

"한미동맹 해체를 위해 투쟁해온 사람들에게 절호의 명분을 제공했다. 그동안 좌파 일각엔 한미동맹을 부끄럽게 여기며 동맹 해체를 평생의 숙원으로 삼고 투쟁해온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동맹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할 명분을 제공했다. 50억 달러를 요구한 건 미국의 실수다. 방위비 분담금은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방위비 분담이라는 것을 각 항목별로 검토해 한국과 미국이 각 항목별로 얼마를 내는 게 적정한지를 따져야 하는 문제다."

ー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미국이 요구하는 금액이 과한 감이 있더라도 한미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선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분담금 비용이 과도해도 한미동맹 유지를 위해 이를 부담하자는 주장은 많은 국민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 국가간 요구와 협정이란 건 이치에 맞아야 한다."

ー한미동맹의 범위와 역할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미국 쪽에서 나오기도 한다.

"한미동맹은 양국이 서로에게 의무를 지는 쌍무(雙務) 동맹이다. 일방적 동맹인 미·일 동맹과는 다르다. 미국이 러시아나 중국으로부터 공격을 당한다 했을 때 일본은 이를 도울 의무가 없다. 하지만 쌍무동맹인 한국은 도와줄 의무가 있다. 월남전 참전도 이런 상호방위조약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상호방위조약을 넘어서서 동맹의 역할을 요구한다면 의리 차원에서 동참할 수 있다고 본다."

ー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우리의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선 정부가 어떻게 협상에 임해야 하나.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협상을 최대한 지연시켜야 한다. 올초 타결한 10차 협정안에 명시된 '차기 협상이 난항할 경우 10차 협정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적극 활용해 차기 협정을 현행 수준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 하다. 그리고 미국이 요구하는 전력자산 전개비용, 훈련 비용 등을 추가하려면 새로운 방위비 분담금 협정 틀을 논의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며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ー미국 쪽에선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 50억달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 이야기를 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감축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미·북 비핵화 협상이 잘 된다면 주한미군의 현상 변경은 불 보듯 뻔하다. 미국에 대한 북한의 직접적인 핵위협만 확실히 사라진다면 주한미군을 상응 대가로 내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김지호 기자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김지호 기자
ー이른바 북한이 '스몰딜'에 응해도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 카드와 맞교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하는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면, 미국에선 처음엔 반대 의사를 피력하다가도 이 방안이 아니고서는 평화적으로 합의할 방안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북한이 단거리 핵을 보유한 상황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다고 본다."

ー미·북 간 스몰딜로 주한미군 철수가 결정된다면 한국 정부는 결사 반대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현 정부는 미북 협상 결과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냐 안되냐를 두고 찬성·반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현 정부는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해체보다 남북관계 진전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 그런 점에서 결사 반대는 커녕 반대 의사를 적극적으로 피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ー유독 한국이 북한에게만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남북관계 문제에선 법률에 따른 절차적 정당성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이탈주민 2명을 북한으로 추방시킨 사례만 봐도 그렇다.

"현 정부는 남북대화 재개 자체만 중요하게 여긴다. 아무리 남북간 대화가 많이 되더라도 우리가 레버리지를 상실하면 북한을 끌고 갈 수 없다는 이치를 모르는 것 같다. 우리의 대북 레버리지는 북한이 원하는 것을 주거나 빼앗을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원칙을 모두 포기하면서 김정은의 마음만 사겠다고 하니 북한에서도 굳이 우리와 대화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정부의 대북 자세는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다. 김정은 입장에선 '남조선 아무 것도 아니구나, 원칙도 없고, 우리가 막 대하고 능멸해도 쟤들은 어떻게든 나랑 대화만 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ー한·미 관계를 정상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문재인 정부가 한미동맹을 바라보는 기본 인식을 볼 때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 어떻게 하면 더 이상 악화하지 않게 막을 것인가가 현실적인 고민이다. 향후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선 가장 우선적으로 한·미 간 솔직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최소한 상대방에 대한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의 소통은 돼야 한다. 그리고 오판으로 인한 관계 악화를 막는 게 중요하다."


☞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2006~2008년 6자회담 수석대표를 겸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맡았다. 6자회담 수석대표 재임 기간 9·19 공동성명(2005년)을 위한 이행 조치를 담은 2·13 합의(2007년)를 도출해낸 북핵 대응 전문가다. 외무고시 11회로 외교부에 입부해 국제기구정책관, 외교정책실장, 주영국대사, 제2차관 등을 역임했다. 2010~2013년 이명박정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냈다. 현재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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