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조 적자 건보공단이 실현해가는 '망조 사회주의'

조선일보
입력 2019.11.16 03:17

건강보험공단이 직원들에게 개인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한 성과급 200여억원을 민노총 산하 노조가 다시 거둬들여 전체 직원에게 똑같이 재배분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적이 뛰어난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성과급 제도를 노조가 무력화시킨 것이다. 일 열심히 하지 말고 편하게 지내자는 뜻이다. 성과급 균등 배분은 법과 행정 지침에 의해 금지돼 있다. 올 연초엔 성과급을 똑같이 나눈 공기업 노조위원장을 파면한 조치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규정대로라면 건보공단 노조가 불법 재배분한 성과급은 즉각 회수돼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성과급 재배분을 '부정 지급'으로 간주해 국고로 환수하도록 한 지침을 공기업들에 내려보냈다. 하지만 노조의 불법 앞에 건보 경영진과 정부는 무대응으로 사실상 방관, 동조하고 있다. 건보공단 외 다른 공기업에서도 비슷한 행태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 전교조도 일 열심히 한 사람에게 더 주는 성과급이 "교육 적폐"라면서 작년과 올해 성과급을 균등 배분했지만 교육부나 기재부는 방관했다.

이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전 정부가 어렵게 이뤄낸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저성과자 해고 요건 완화를 폐기 처분하는 등 공공 부문 노동 개혁을 완전히 무산시켰다. 공기업을 국민 돈 먹는 철밥통으로 만든 것이다. 건보공단은 '문재인 케어' 탓에 지난해 3조8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생산성이라도 높여야 하는데, 노조는 '열심히 일하지 말고 그냥 다 나눠 먹자'고 한다. 사회주의가 이러다 망했는데 그 퇴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실현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남는 것은 호구가 된 국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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