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담당인데...김현종 뺀채 美국방 만난 文대통령

입력 2019.11.15 19:46 | 수정 2019.11.15 21:52

지난 7월 日 수출규제 사태 때 美 찾아 정부 입장 설명
8월엔 라디오 나와 '美에 중재 요청했나' 묻자 "도와달라는 순간 글로벌호구 된다"
靑 "美국방장관 접견이라 韓 국방장관, 합참의장, 안보실 1차장이 배석"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일행을 접견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배석하지 않아 그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김 차장은 국가안보실에서 지소미아 문제를 포함한 한·일, 한·미·일 관계 실무 책임자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미국을 찾아 미 행정부와 입법부 인사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의용 실장과 김유근 1차장, 김현종 2차장이 지난달 14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의용 실장과 김유근 1차장, 김현종 2차장이 지난달 14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접견에는 한국 측에서는 정경두 국방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청와대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에스퍼 장관, 밀리 의장 외에 해리 해리스 주한대사,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담당 차관보 등이 왔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에스퍼 장관에게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일본에 대해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지소미아 관련 우리의 기본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에스퍼 장관은 미국측 입장을 설명하면서도 "지소미아 관련 이슈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 이 사안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일본에도 노력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문 대통령은 '지소미아가 종료됨으로 인해 한·미·일 간 안보협력 관계가 영향을 받지 않겠냐'는 지적이 있는 것과 관련 "한·미·일 간 안보 협력도 중요하다. 지속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날 접견에서 논의된 내용, 특히 미국 측 기류를 청와대에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김 차장으로 알려져 있었다. 실제 김 차장은 지소미아 문제 관련 미 행정부 담당 창구 역할을 해왔다. 지난 6일 방한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가장 오랜시간 만난 사람도 김 차장이었다. 스틸웰 차관보는 당시 김 차장을 만나 70분쯤 대화를 나눴는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는 30여분씩 면담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지소미아 연장 혹은 철회 결정 유예를 요청했으나 김 차장이 거절 의사를 밝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 차장은 지난 7월 한 · 일간 수출 규제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미 워싱턴D.C를 직접 찾아 당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카운터파트인 찰스 쿠퍼먼 NSC 부보좌관과 연이어 면담했다. 또 미 상·하원 의원들과도 만나 우리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8월엔 라디오에 나와 방미 경과에 대해 "미국을 방문해 중재란 말을 하지 않았다"며 "'미국이 알아서 해라'(라는 태도를 전했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 가서 한·일 갈등 중재를 요청했느냐고 묻자 "뭘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제가 글로벌 호구가 되는데⋯ "라고도 했다.

이런 정황들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미국측이 김 차장을 꺼렸고, 청와대가 이런 기류를 감안해 배석 참모를 조정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김 차장이 배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오늘 일정은 미 국방부 장관 접견이어서 우리 측도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군을 담당하는) 1차장이 배석했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지난 6일 김 차장이 스틸웰 미 국무부 차관보는 물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을 각각 따로 70분씩 만나 지소미아,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었다. 이 때문에 '군(軍) 담당이 아니라 미군 수뇌부 면담에서 빠졌다'는 취지의 청와대 설명이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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