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당뇨병 치료법의 핵심은 '신생 단백질' 활성화"

조선일보
입력 2019.11.14 03:00

황인후 서울내과외과 원장 인터뷰

활성화된 세포 주사 부작용없고 안전성 높아…
환자 혈액 채취후 1주일이면 치료제 나와

황인후 서울내과외과 원장(아이에이치바이오 대표)이 당뇨병을 완벽히 치료하는 세포 치료법의 핵심 물질인 '네오 프로틴(신생 단백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인후 서울내과외과 원장(아이에이치바이오 대표)이 당뇨병을 완벽히 치료하는 세포 치료법의 핵심 물질인 '네오 프로틴(신생 단백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남강호 기자

당뇨병은 전 세계 의학계에서 오랫동안 '치료가 아니라, 관리가 필요한 병'이라고 평가받은 난치병이다. 확실한 치료법이 없어, 식단 관리와 꾸준한 운동 등으로 조절해야만 하는 병으로 인식돼 왔다. 무서운 것은 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각종 합병증이다.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 당뇨병의 합병증은 현대인의 수명을 줄이는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직 의사이자 바이오 기업 대표인 황인후 서울내과외과 원장(아이에이치바이오 대표)이 이처럼 골치 아픈 당뇨병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가져왔다. 그는 최근 당뇨병을 획기적으로 고칠 수 있는 주사제와 세포 치료법을 자체 개발했다.

황 원장은 "첨단재생바이오법(이하 '첨생법')이 내년 시행 예정이어서, 세포 치료에 한해 임상 실험을 간소화할 수 있다. 때문에 내년부터는 실제 당뇨병 환자에게 이 치료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꿈의 '당뇨병 치료법'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황 원장에게 직접 들었다.

◇'당뇨병 치료법'이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적용되나

황 원장이 개발한 당뇨병 치료법의 핵심은 '네오 프로틴(neo protein: 신생 단백질)'이라는 물질이다. 환자의 혈액에서 채취한 단핵구 세포를 네오 프로틴으로 활성화시켜, 세포 치료제를 만들고 이것을 환자에게 주사하면 효과가 나타난다. 네오 프로틴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물질로, 황 원장은 이 물질에 대한 원천 특허를 갖고 있다.

주사 형태라는 점은 '항체 치료제(백신)'와 동일하지만, 활성화된 세포를 주입한다는 점에서 개념이 다르다. 황 원장은 "환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세포를 활성화시킨 치료제를 맞는 것이기 때문에 부작용 걱정이 없고 안전성이 높다"며 "효과가 지속적이고 생산이 간단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치료제의 생산 과정은 먼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하고, 치료 능력이 있는 세포들만을 기계로 뽑아낸 뒤, 그 중간 과정에 네오 프로틴을 투입해 활성화시키는 3단계이다. 이렇게 하면 혈액을 채취하고 1주일 뒤면 치료제가 나오게 된다.

◇당뇨병이 정말 낫는다? "불을 껐다 켜는 것만큼 명백한 효과"

네오 프로틴을 이용한 이 세포 치료는 현재 동물실험에서 뛰어난 효과를 내고 있다. 통상 사람의 세포로 만들어낸 세포 치료제는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했을 때 효과가 떨어지지만, 이 치료제의 경우 달랐다.

황 원장은 "당뇨병의 경우, 한 번 주사로 12개월 이상 치료 상태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동물에게 이 정도이니 실제 사람에게는 더 효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당뇨병뿐 아니라 암, 류머티즘, 치매, 노화에도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당뇨병에서 나타나는 확실한 효과는 "불을 껐다 켜는 것만큼 명백하다"는 것이 황 원장의 설명이다. 또한 몸 어디에 주사를 하든지 병을 일으키는 세포 내부 타깃을 찾아가서 세포 치료제의 효과가 전달되므로 피하, 골수, 복강 등 신체 어느 부위에 주사를 놓든 동일하게 치료된다.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빛이 되려면? "현실적인 대중화 방법은…"

이 세포 치료제의 효과가 확실하고, 생산 과정도 간단하다 해도 누구나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을 만큼 가격이 합리적이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황 원장에 따르면 "시설 비용, 임상 실험 비용, 그리고 핵심인 네오 프로틴을 만드는 데 드는 수십억 원의 비용 때문에 세포 치료 비용은 고가일 수밖에 없다"며 "현실적으로 당뇨병 치료의 대중화는 이 세포 치료제가 아니라, 항체 치료제(백신)를 통해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체 치료제를 만들려면 세포 치료제와는 달리, 다년간 임상 실험을 거치고 상용화되어 대량생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 황 원장은 "아직 거기까지 가지 못한 상태이지만, 그렇게 되어서 '당뇨병 백신'이 개발되면 그 주사는 당뇨병의 '예방접종' 겸 치료의 효과를 모두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미래를 점쳤다.

◇국내 세포치료 시장만으로도 3000억 매출 기대…"노벨상까지 바라본다"

현재 한국의 당뇨병 인구만 해도 400만~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세계로 시선을 돌리면 '확실한 당뇨병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어마어마하다. 황 원장은 한국에서 자체 개발된 이 세포 치료법을 발판 삼아 당뇨 치료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 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첨생법이 시행되고 세포 치료제 생산을 할 수 있게 되면 아이에이치바이오에서 타 기업의 투자나 설비를 빌리지 않고, 세포 치료제 수준에서는 자체 생산이 가능하다"며 "이렇게 되면 세포 치료만으로도 매출 3000억원을 기대할 수 있고, 이 수익으로 임상 실험을 해 항체 치료제, 즉 '당뇨병 백신'을 대중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무엇보다도 바라는 것은 이러한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첨생법'의 시행이다. 또 세계 과학계에서 이 연구 결과가 새로운 성과임을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황 원장은 "이번 당뇨병 세포 치료법의 발견은 국내 바이오산업이 선두를 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학술지 논문 게재를 통해 노벨상 노크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의학계뿐 아니라 전체 한국 과학계에서 더 다양하고 깊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으로 밝혔다.


"첨단재생바이오법, 이르면 내년 실제 환자에 적용 가능"

당뇨병을 획기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발견됐다 해도, 대중의 관심사는 이 치료제를 언제쯤 실제 환자들이 만나볼 수 있을 지이다.

황인후 원장은 "첨생법이 이미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고, 빠르면 12월 정도까지 (시행을 위한) 준비가 될 것"이라며 "원래 이러한 치료법이 개발돼도 임상 실험을 거치는 데만 5~6년의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첨생법이 문제없이 시행될 경우 식약처의 안전성 위원회만 통과하면 세포나 줄기세포 치료제는 임상 실험 없이도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내년에는 실제 환자에게 세포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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