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탈북민 처리 정치 바람 타서는 안 돼

조선일보
  • 문봉섭 미국 변호사
입력 2019.11.13 03:11

문봉섭 미국 변호사
문봉섭 미국 변호사
정부가 최근 동해에서 나포된 뒤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2명을 살인 혐의로 북한으로 강제 추방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북한 이탈 주민 처리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탈북민 처리는 '북한 이탈 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북한 이탈 주민법)에 따라 통일부와 국정원이 관할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법무부 산하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가 주무 부서가 되어야 한다. 헌법상 북한도 대한민국의 일부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을 법적으로 외국인으로 처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들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하는 게 현실과 동떨어진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 주민의 법적 지위에 대한 법률상 모순을 해결하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탈북민 문제는 법무부가 다루는 게 맞는다. 지금처럼 통일부나 국정원이 관장하면 정치적 고려가 많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엄밀한 법적 기준에 근거해 입국 심사를 하되 결정에 불복할 경우 법원에 항소할 수 있는 구제책도 확보하는 등 사법 심사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 이탈 주민법에 따르면 살인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보호를 받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충분한 심사 절차도 없이 바로 북송(北送)한 것은 잘못이다. 미국 이민법도 자국에서 살인 등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자동으로 입국·난민 신청이 거부되지 않는다. 미 대법원은 명백하고 직접적인 정치적 견해 표명이 있었는지, 자국 내 박해가 정치적 견해에 근거한 것인지 등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앞으로 탈북민 처리는 정치적 입김을 배제하고 엄밀한 사법적 심사 기준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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