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내고 현장 수습 없이 전화번호만 남겼다면…대법 "사고 후 미조치 유죄"

입력 2019.11.11 13:42 | 수정 2019.11.11 13:47

"장해 제거하고 원활한 교통 확보 조치해야"

대법원. /성형주 기자
대법원. /성형주 기자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운전자가 자신의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남겼더라도, 교통에 방해되지 않도록 조치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면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로 처벌해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기소된 이모(53)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2월 경기 용인시의 한 이면도로에서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다가 도로변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그는 차가 움직이지 않자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종이만을 올려뒀을 뿐, 차량을 방치한 채 사라졌다.

통행이 어렵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이씨의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고, 결국 견인차가 와서 차량을 견인해갔다.

이씨는 오전 4시50분쯤 자신의 집으로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횡설수설하며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1심은 두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40시간을 선고했다. 이씨는 "피해가 경미했고, 연락처를 적은 종이를 붙여두는 등 사고 후 필요한 조치도 다했다"며 항소했다.

2심은 이를 받아들여 사고 후 미조치 혐의는 무죄로 보고 음주측정거부 혐의만 유죄로 판단,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씨의 사고 후 미조치 혐의도 인정된다고 보고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가해 차량으로 인해 다른 차량들이 도로를 통행할 수 없게 됐다면, 사고 현장을 떠나면서 교통상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해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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