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철수 “기회의 창 매일 닫히는 중…美 연말까지 전향적 결정해야"

입력 2019.11.09 07:53 | 수정 2019.11.09 11:14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을 겨냥해 "기회의 창이 닫혀가고 있다"며 연내 미국이 전향적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의 모습./연합뉴스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의 모습./연합뉴스
조 국장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스크바 비확산회의-2019'(MNC-2019) 한반도 세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뒤 참관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 많은 시간을 줬고 연말까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모든 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전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매일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국장은 "우리(북한) 측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이 문제는) 일방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동일한 수준에서 미국 측의 응답이 있어야 우리도 신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측에) 우리는 말한 것들을 행동으로 증명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면서 "양국 간 견해차가 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미국에 올해 말까지 시간을 줬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국장의 발언은 북한이 요구해온 북미 관계 개선과 체제 안전 보장, 제재 완화 등에 대한 미국 측의 성의 있는 조치를 재차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우리의 입장에 변함이 없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대화가)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 측에 이미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물론 (미국 측의)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있지만 그저 대화 뿐이고 어떠한 유형의 결과도 가져오지 못할 대화라면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 국장은 내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못할 경우 북미협상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북미관계는 양국 정상의 사적관계로 지탱돼왔다면서 재선 기대감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그는 이날 기조 발표에서 "만약 미국이 자신의 반북(反北) 적대 정책들을 철회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취하지 않고 온갖 수작을 부린다면, 그것은 가장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 문제의 향후 진전은 온전히 미국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했다.

MNC는 러시아가 2∼3년에 한번씩 여는 비확산 분야의 민·관·학계 인사가 모이는 1.5트랙(반관반민) 성격의 행사다. 40여개국에서 300여명이 참석한다. 올해는 미국에서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특사가, 한국 정부에서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남·북·미 당국자 회동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까지 실질적 접촉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 국장이 발표자로 참석한 한반도 세션에도 이도훈 본부장, 램버트 특사 등이 참관자로 자리를 함께했지만 북미, 남북 인사들은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눈 것 외 본격적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조철수는 지난 2017년 제네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고, 그해 외무성 미국연구소 공보실장을 지낸 외교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스톡홀롬 실무협상 직전이었던 지난달 2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담당 국장에 임명된 것이 확인됐다. 조철수는 스톡홀롬 협상 당시 경유지였던 베이징 공항에서도 목격됐다.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후 3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 당시 최선희 외무성 부상 옆에 배석하는 등 최선희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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