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발표 하루만에 "중국과 단계적 관세 철회 합의 안해"(종합)

입력 2019.11.09 07:28 | 수정 2019.11.09 11: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전날 중국 당국이 공식 발표한 미국과의 단계적 관세 철회 합의와 관련해 "나는 아무 것도 동의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미·중 양국의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미국 로이터통신, 경제전문매체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들(중국)이 관세 철회를 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내가 그것(완전한 관세 철회)을 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완전히 철회가 아닌 어느 정도의 철회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중국)이 우리보다 합의를 더 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수십억달러(의 관세수입)를 취하고 있다.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이 이뤄진다면 미국 안에서 하길 바란다는 뜻도 재차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한다고 가정하면) 아이오와주나 농업 지대 같은 곳이 될 수 있다"며 "미국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양측은 협상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고율 관세를 취소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만약 양국이 1단계 합의에 이른다면 반드시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동시에 같은 비율로 고율 관세를 취소해야 한다"며 "이것은 합의 달성의 중요한 조건"이라고도 했다.

이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블룸버그통신에 "1단계 무역 합의가 있다면, 관세 합의와 양보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작년 7월 이후 3600억달러(약 416조원)어치의 중국 제품에 15~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 수입품 거의 전체인 1100억달러(약 126조원) 규모의 제품에 2~25% 관세를 매기고 있다.

미중 협상단이 중국의 발표대로 단계적 관세철회를 논의 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백악관 내부의 반대에 부딪혀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과 같은 무역 매파들이 중국의 합의 이행 강제, 추후 협상 지렛대 상실 등을 이유로 관세 철회 합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피터 나바로 정책국장은 전날 밤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출연해 "현시점에서 1단계 합의 조건으로 기존 관세를 철회한다고 합의된 사항이 없다"며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뿐"이라고 했다. 중국 측 발표를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대중 강경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중국 측의 단계적 관세철회 합의 발표를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하면서 1단계 합의를 최종 조율 중인 미·중 양국의 신경전은 심화될 전망이다. 다만 단계적 관세철회에 대한 완전한 합의까지는 아니더라도 미국이 중국에 대한 부분적인 관세 철회나 완화 카드를 통해 우선 1단계 합의를 최종 타결할 가능성은 있다.

나바로 국장은 이날 미 공영라디오에 출연해 "협상 테이블에 오른 것은 12월로 다가온 관세"라며 "우리는 기꺼이 할 것이다. 관세를 연기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갖고 '1단계 무역합의'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오는 12월15일 15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계획은 취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나바로 국장의 발언은 1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던 추가 관세카드를 중국과의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은 당초 지난달 15일부로 2500억달러어치 중국산 상품에 부과해오던 25%의 관세를 30%로 인상하려다 1단계 무역합의 잠정 합의에 따라 취소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이 계획중인 추가관세 부과의 철회는 물론, 이미 부과 중인 관세의 철회까지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상충되는 의견을 밝혔지만, 이날 뉴욕증시는 소폭 상승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뉴욕증권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44포인트(0.02%) 상승한 2만7681.24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인 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7.9포인트(0.26%) 오른 3093.0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40.80포인트(0.48%) 상승한 8475.31로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철폐 부인 발언에 장중 주요 지수는 떨어지기도 했지만, 양국 협상이 결렬됐다는 의미는 아닌만큼 반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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