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을 말한다] 세계의 책축제

조선일보
  • 이상 출판인
입력 2019.11.09 03:00

이상 출판인
"지금의 세계는 어떠하며 내일의 세계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함께 상상하기 위해 헤이 축제는 사람들을 불러 모읍니다. 그것은 새로운 발견과 지적 모험이 가득한 대화의 장입니다."

영국 웨일스의 책마을 헤이온와이에서 열리는 '헤이 축제(Hay Festival)' 사이트에서 만난 문구다. 전율이 일었다. 우리는 당장 책축제가 열리는 헤이온와이로 달려갔다. 출판 도시를 발판으로 한창 파주북소리 축제를 준비하던 참이었다. 마을 외곽의 초원에 자리한 넓은 축제장을 보고 나서야 그 방대한 규모며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라"고 외치는 그들의 슬로건이 조금은 이해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런던에서 차로 서너 시간을 가야 하는 인구 1000여 명의 작은 책마을 축제에 어떻게 20만명 넘는 독자가 몰릴 수 있는지. 그것도 우리 돈 1만~2만원의 입장료를 내면서.

파주북소리 축제를 진행하면서, 그리고 그 후 세계 여러 나라의 책축제를 가보고 탐색했다. 영국에서만 한 해 300개가 넘는 책축제가 열린다. 대부분 2000년대 들어 생겨났다. 첨단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문화가 범람하는, 역설도 이런 역설이 없다. 독자들이 인터넷상에 넘쳐나는 싸구려 인스턴트 지식에 식상해하기 시작해서다. 책축제는 영미권은 물론 인도나 동남아시아처럼 독서 문화와 거리가 멀던 사회에도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책 '세계의 책축제'(가갸날)에는 전 세계 100여 곳의 책축제를 더듬어 기획, 예산에서부터 마케팅, 국제 네트워크에 이르는 보편적인 책축제의 모습을 정립해보려는 시도를 담았다. 우리 출판 시장은 고사 직전이다. 책축제가 뜨겁다는 말이 실감될 리 없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책의 역할이 무엇인지, 책의 문화를 어떻게 되살릴지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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