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시즌1 日출연자 "일부 출연자, '픽미' 안무 사전에 알았다"…시즌 1도 조작 의혹

입력 2019.11.08 18:19 | 수정 2019.11.08 18:43

팬들 "시즌 1·2도 조작 의혹도 확실히 조사해야"
구속된 안PD, 시즌 3·4는 조작 인정…시즌 1·2는 부인
경찰 "시즌 1·2도 수사대상...비슷한 콘셉트 ‘아이돌학교’도 수사"
방심위 "경찰 수사 예의주시.. 결과 따라 제재조치·과징금 결정"

음악전문 케이블 채널 엠넷(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프듀)’ 시리즈의 투표 조작 사건에 대해 담당 PD가 시즌 3·4에 한정해 투표 조작 사실을 시인한 가운데, 시즌1 출연자인 일본인 참가자가 8일 "일부 소속사 아이들은 ‘픽 미(Pick me)’의 곡과 안무를 이미 완벽히 연습해왔다"고 밝혀 조작 의혹이 시즌 1·2로 번지고 있다.

‘픽 미’는 시즌1의 공식 주제가로, 참가자들은 이 곡의 노래와 안무를 익혀 경쟁했다. 주제곡 유출에 대한 폭로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시즌1에 대해서도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특정 소속사에 대해 편의를 봐주는 ‘반칙’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2016년 방송된 프로듀스101 시즌1에 출연한 일본인 참가자 니와 시오리(왼쪽). 그는 8일 본인의 트위터에 “시즌1 당시 주제곡인 ‘픽미’를 일부 소속사 연습생들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폭로 글을 남겼다. /엠넷·니와 시오리 트위터 캡처
2016년 방송된 프로듀스101 시즌1에 출연한 일본인 참가자 니와 시오리(왼쪽). 그는 8일 본인의 트위터에 “시즌1 당시 주제곡인 ‘픽미’를 일부 소속사 연습생들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폭로 글을 남겼다. /엠넷·니와 시오리 트위터 캡처
◇"시험 문제 알고 수능 본 격"
2016년 그룹 ‘아이오아이’를 배출한 프듀 시즌1에 출연한 니와 시오리는 8일 본인의 트위터에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그 프로그램에 나온 이후 괴롭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나 같은 연습생들의 경우가 대부분인 것, 연습생들이 확실히 잘못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걸 여러분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원래 오디션 프로그램은 전부 결과가 이미 정해진 경쟁이고, 시즌1이 다르다는 것도 있을 수 없다"며 "‘픽 미’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일부 소속사 아이들은 이미 곡과 춤을 완벽하게 연습해왔다"고 했다.

니와 시오리의 폭로 글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시즌 1~2도 확실히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자신을 프듀 시리즈의 팬이라고 밝힌 한 글쓴이는 "시즌 1,2에도 조작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어 점점 (조작) 수법이 대담해진 것"이라고 했다.

포털사이트의 관련 뉴스 댓글에도 "조작 관련해서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으려면, 신속하게 관여한 기획사와 조작으로 들어간 연습생들을 다 밝혀내야 한다" "슈퍼스타K부터 거슬러 올라가 조사해봐야한다" "시즌 3, 4만 조작했다는 말이 믿겨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조작을 했을거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니와 시오리가 한 발언의 진위 여부에 대해선 아직까지 사실 확인이 된 바가 없다. 다만, 시즌1의 주제곡이 특정 소속사에게 미리 전달된 경우, ‘방송 조작’으로 볼 가능성은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경쟁의 공정성 자체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음반업계 관계자는 "픽미의 곡·안무 유출이 사실이라면, 수능 볼 때 무슨 문제가 출제될 지 알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과 다른 게 무엇이 있겠느냐"며 "투표수 조작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방송 조작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했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특정 소속사에 곡을 알려주는 식으로 편의만 봐주다가, 시즌을 거듭하면서 투표수 조작까지 범죄가 커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지난 7월 31일 오전 방송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CJ ENM 내 프듀X 제작진 사무실 압수 수색에 나섰다. 사진은 압수 수색이 진행된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 /연합뉴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지난 7월 31일 오전 방송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CJ ENM 내 프듀X 제작진 사무실 압수 수색에 나섰다. 사진은 압수 수색이 진행된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 /연합뉴스
◇방심위 "경찰 수사 결과따라 심의 결론"
엠넷은 현재 수사와 별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결정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방심위는 지난달 17일 프듀의 투표수 조작 의혹에 대해 "방송법 제100조 제1항에 따라 중한 제재조치와 과징금 부과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방송법 시행령상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인 엠넷에 1000만~3000만원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방심위는 8일 본지 통화에서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수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결할 예정"이라며 "다만 주제곡 유출에 대해선 일본 연습생의 글은 방송 내용이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고, 아직까지 의혹이기 때문에 당장은 과징금 부과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엠넷 측도 "현재 수사기관에서 전체 시리즈에 수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시즌1의 곡 유출에 대해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판. /방심위 제공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판. /방심위 제공
이번 투표 조작 의혹은 프듀의 네 번째 시리즈인 ‘프듀 X’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 유료 문자 투표 결과 다수에 의해 유력 데뷔 주자로 점쳐진 연습생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 조에 포함되면서 불거졌다.

그러던 중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모두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팬들 분석이 나오면서 의혹은 더욱 큰 논란으로 확산됐다. 이에 팬들은 자체적으로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지난 8월 엠넷을 고소·고발했다.

경찰은 프듀 투표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난 9월부터 전체 시즌으로 확대했다. 경찰이 지난 9월 CJ ENM 사무실에 대한 두 차례 압수수색에서 시즌별 득표수 원본 데이터를 일부 확보해 분석한 직후다. 압수수색 당시 확보한 제작진의 휴대전화에서 투표 조작이 의심되는 내용의 녹음 파일이 발견돼 수사 범위를 시즌 전체로 넓힌 것이다. 다만 경찰이 주제곡 유출에 대한 수사도 병행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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