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아사 사건' 탈북단체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정부, 사과부터 해라"

입력 2019.11.08 17:39 | 수정 2019.11.08 17:48

‘아사(餓死) 추정’ 탈북민 모자의 장례를 앞두고 탈북민 단체가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갖고 ‘정부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탈북민 모자 사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비상대책위원회(대책위)는 8일 오후 12시쯤 통일부가 있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북민들은 인권과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 목숨 걸고 왔는데, 수도 한복판에서 사람이 굶어 죽는 게 말이 되냐"며 "통일부 장관은 탈북민 모자의 아사 사건에 책임을 지고, 이들에게 잘못을 빌어라"라고 외쳤다.

허광일 탈북민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후 12시 통일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이은영 기자
허광일 탈북민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후 12시 통일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이은영 기자
허광일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는 책임 있는 사과, 탈북민 협력망 구축 등 탈북민의 요구안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장례를 빨리 치뤄 관심이 꺼지게 하려는 생각뿐"이라며 "정부에서 오는 10일 장례식을 강행하려고 하는데 이를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한 탈북민 학생은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탈북민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정부는 그런 국민의 비극적인 죽음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집회 참가자들은 오전 11시 30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 설치된 합동분향소 앞에 모여 모자의 상여 두 틀을 들고, 정부서울청사까지 600m가량을 행진했다. 이들은 "탈북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통일부 김연철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책위는 이번 모자 아사 사건에 대해 △정부의 사과 △통일부·대책위 협의기구 설치 △전국적인 탈북민 협력망 구축 등을 통일부에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해 거리로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아직 탈북민 단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단시간에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울지라도 계속해서 (탈북민 단체들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책위는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모자의 장례식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두 모자의 시신은 석 달 넘게 관악구 신림동 한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하루 28만8000원인 안치 비용은 어느새 수천만원까지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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