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로 일괄전환, 예산조차 파악 못한 채 덜컥 발표

조선일보
입력 2019.11.08 03:02

[자사고 폐지] 유은혜 "5년간 총 7700억 정도" 일부 추산한 野자료 그대로 말해

교육부는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전국 단위 모집 고교 등 124곳을 일반고로 강제 전환시키는 데 들어갈 예산 규모조차 제대로 추산하지 못하고 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7일 브리핑에서 "자사고·외고 등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은 5년간 총 770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발언은 엉뚱한 것이다. 7700억원은 지난달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요청해서 받은 자료에 나온다. 전국 자사고 43곳(2018년 기준)을 내년부터 5년간 일반고로 전환했을 때 들어갈 예산을 추산한 것이다. 외국어고·국제고 등의 일반고 전환은 계산에 넣지 않았다. 교육부는 자사고에 이 학교들까지 포함해 총 124곳을 일반고로 전환하는 데 들어갈 예산은 아직 모른다고 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렇게 엄청난 일을 벌이면서 예산 추산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사고·특목고 등을 전면 폐지하면서 일반고의 교육 역량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내년부터 5년간 2조원 정도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실효성을 의심받는다. 학교 공간 혁신 등에 1조2000억원을 쓰고, 학교 간 온라인 공동 교육 과정, 교내 대안교실, 예체능 계열 심화교육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일반고 1555곳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한 학교당 1년에 2억8000만원을 지원하는 셈이다. 한 고교 교사는 "그 정도 지원으로 일반고를 자사고·특목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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