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세계 최대 기업으로 평가받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까지 뻗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 시각) "중국의 실크로드펀드 등 국영 펀드와 시노펙 등 국영 기업들이 아람코 기업공개(IPO)에 참여해 최대 100억달러(약 11조1600억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크로드펀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 정부가 2014년 400억달러 규모로 조성한 뒤 자본금을 확충하고 있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아람코의 기업 가치는 1조5000억달러(약 1740조원) 안팎이다. 애플(1조16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조1000억달러), 아마존(890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앞선다. 아람코는 우선 사우디 국내 리야드 증시에 전체 주식의 2%를 상장하고, 내년 해외 거래소에 3%를 상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IPO에 100억달러를 투입할 경우 중국이 아람코 주식의 0.7%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1933년 미국과 사우디의 합작사로 시작된 아람코(Aramco·아라비안 아메리칸 오일 컴퍼니)는 회사명에 미국의 흔적이 남아 있다. 1970년대 후반 국영화된 이후에도 이 이름을 계속 유지했다. 블룸버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이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추진해 왔다"고 했다.

중국 측의 투자는 난항이던 아람코 IPO에 청신호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람코는 2016년 IPO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글로벌 유가 급락,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원유 정제시설 폭격 등이 발목을 잡으며 3년 반 만인 지난 3일에야 상장을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