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원 16명 살인 전말] "선장 가혹행위 앙심, 한밤 한명씩 갑판위로 불러내 둔기로…"

입력 2019.11.07 18:29 | 수정 2019.11.07 20:53

정부는 7일 오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북한 주민 2명은 선장의 지속적인 가혹행위에 불만을 품고 선장을 포함한 동료 선원 16명을 둔기로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들이 북한 김책항에서 체포된 1명과 함께 선실에 있던 16명을 교대 근무 명목으로 한명씩 차례로 갑판으로 불러내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들의 살인 범행 시점은 지난 10월말쯤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난 8월 15일 함경북도 김책항을 출항해 러시아 등 여러 해역에서 오징어잡이를 해왔다. 범행에는 판문점을 통해 추방된 2명 이외에 1명이 더 가담했으나, 그는 범행 후 김책항으로 돌아갔다가 북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배에는 이들 3명과 피해자 16명 등 총 19명이 타고 있었다는 것이다.

살인 동기는 선장의 가혹 행위 때문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날 북송된 2명과 김책항에서 체포된 1명이 항해 도중 선장의 가혹 행위에 불만을 품고 함께 선장 등을 죽이기로 모의하고 10월말쯤 잠든 선장을 둔기로 살해했다고 한다. 이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나머지 선원 15명도 차례로 살해했다고 한다.

선원 3명이 어떻게 16명을 하룻밤새 살해할 수 있었는지를 두고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국회 정보위 관계자는 이들이 피해 선원들을 '교대 근무' 명목으로 갑판위로 한명씩 불러내 차례로 둔기로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범행은 해뜨기 전에 종료됐다고 한다"며 "살인 도구는 모두 바다에 버린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선장과 선원 등 16명을 살해한 이들은 처음에는 자강도로 도주하려 했다고 한다. 그 중간에 도주 자금 마련을 위해 그간 잡았던 오징어를 처분하려고 김책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입항 후 범인 3명 중 1명이 오징어를 팔러 돌아다니다 단속에 붙잡히는 바람에, 이를 지켜본 나머지 2명은 겁이 나 다시 배를 타고 바다로 나와 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것을 우리 군이 포착한 것은 지난 10월 31일 10시 13분쯤이었다. 해군 P-3 초계기가 NLL 남쪽 10km, 강원 고성군 제진리에서 동쪽으 200km 떨어진 곳에서 해당 어선을 발견했고, 호위함이 NLL 이북으로 퇴거 조치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 선원들에게 귀순 의사를 확인했으나 최초에는 귀순 의사가 없었고, 이에 퇴거 조치했다"고 했다.

그러나 11월 1일 배는 다시 NLL 인근에서 남쪽으로 넘어왔고, 이에 해군은 다시 퇴거 작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선박이 해군 통제에 불응하고 도주해 NLL 인근에서 추격전이 벌어졌고, 이에 군은 지난 2일 10시 16분쯤 선박을 강제 나포해 동해 군항으로 끌고 왔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해당 선박에서) 해군 특전요원이 들어가서 제압했다"고 했다. 배는 15m 길이의 목선이라고 군은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귀순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보이지 않는 여러 정황 때문에 귀순 의사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보다는 범죄 후에 도피하는 과정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우리 국민 생명과 안전에 영향을 미칠 요인 고려해서 안보적 차원에서 추방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해군을 만났을 때 단속에 불응, 경고사격 했음에도 계속 도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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