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의 '전격 선언' 받아든 유승민...진의 가늠한 뒤 논의 응할 듯

입력 2019.11.06 16:59 | 수정 2019.11.06 18:49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를 맡고 있는 유승민 의원./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를 맡고 있는 유승민 의원./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자유우파 대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하면서 공은 유승민 의원에게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의원은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개혁 보수를 표방한 제3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황 대표가 한국당을 뛰어넘는 빅텐트를 거론하고 탄핵 찬반 입장도 불문에 부치자는 입장을 밝히면서 유 의원도 통합 논의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황 대표의 이런 메시지는 유 의원이 그동안 주장해온 통합 조건을 염두에 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유 의원 측은 이날 황 대표 기자회견에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황 대표 기자회견 내용을 주시하며 진의(眞意) 파악에 부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유 의원이 이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모임의 한 관계자는 "일단 황 대표가 보수 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하고 당 밖에 관련 협의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만큼 공식적인 논의에 응할지 내부 논의가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실제 지난달 박형준 동아대 교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유 의원 측에 황 대표의 보수 통합 추진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황 대표가 생각하는 보수 통합의 원칙 등도 유 의원 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현재의 한국당 체제를 중심으로 뭉치는 식의 통합은 보수 개혁도 아니고 통합 효과도 없다는 생각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황 대표가 이날 '자유우파 빅텐트'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도 유 의원 측이 주장하는 제3보수신당을 염두에 둔 측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가 "과거로 돌아가는 통합이 아닌 미래로 향하는 통합을 하자"고 한 것도 탄핵 찬성 입장에 서 탄핵 반대파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아온 유 의원 입장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 측은 황 대표 측의 물밑 통합 제안에 황 대표가 어떤 통합의 원칙을 제시할지, 또 통합 의지의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황 대표가 지난 주말 자유우파 대통합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가 아무런 조치가 없자 변혁 내부에서는 "황 대표의 통합 의지를 믿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혁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유 의원에 대한 한국당 내 일부 세력의 강고한 비토(거부) 흐름을 황 대표가 극복하고 진짜 통합 추진에 나설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기류가 강했다"며 "황 대표가 이날 공식 선언을 했지만 한국당 내부 반발 움직임 등을 좀 더 지켜봐야 논의에 응할지 말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통합 추진 카드를 던지면서 유 의원이 추진하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변동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유 의원은 지난 4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 신당 창당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며 "새로운 정치적 도전을 위해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변혁의 한 관계자는 "이번주 신당 창당 준비위원회를 출범하려 했으나, 황 대표의 제안으로 신당 창당과 보수 대통합 가운데 어느 쪽으로 논의를 할 지 추가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변혁 내부에서는 보수 통합 논의의 동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변혁 주도의 신당 창당을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관계자는 "황 대표가 최근 인재 영입 논란 등 악재에 휘말리자 국면 전환을 위해 통합 추진 카드를 꺼내든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외부 자극과 충격이 있어야 움직이는 황 대표 스타일로 볼 때 신당 창당 움직임을 접는 순간 통합 추진 동력이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변혁에서 활동하는 한 의원도 통화에서 "변혁은 신당 창당에 집중하고 있다"며 "황 대표가 제안한 통합은 한국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국면 전환용으로 보인다. 큰 관심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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