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보도자료까지 내며 "北ICBM, 이동식 발사 불완전"

입력 2019.11.05 18:24

靑 "TEL 발사는 발사대에서 발사까지 해야⋯北, 과거 발사는 지상에 옮겨서 해"
"일부 언론 해석상의 차이 이용해 안보 차질 있는 것처럼 주장"
전문가 "靑 이동식 발사 개념 좁게 해석해 北 미사일 능력 축소하는 것 아니냐"

청와대가 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식 발사 능력과 관련 "북한이 ICBM을 시험발사한 방식은 이동식 발사대(TEL)로 운반 후 미사일을 차량에서 분리하여 별도 받침대 위에서 발사하는 형태"라며 "북한이 ICBM을 TEL에서 직접 발사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완전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29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장면에서 엔진 점화 순간 TEL 차량이 보이지 않은 점을 들어 TEL 기술이 불완전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29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29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 /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TEL은 운반(Transporter), 직립(Erector), 발사(Launcher)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여 운용하는 체계로, 이러한 TEL 운용의 목적은 신속하게 이동하여 사격하고 이탈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지난 북한의 3회에 걸친 ICBM 발사는 운반, 직립까지만 TEL을 사용하였고 발사는 분리하여 이루어지는 등 TEL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지는 못하였다"고 했다. 청와대는 그러면서 "운반(Transporter)만 하거나 또는 운반만 하고 세운 것(Erector)만으로는 TEL 발사로 규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ICBM은 기술적으로 이동식발사대(TEL)로 발사하기 어렵다"고 한 말이 틀린 것이 아니며 국방부·국정원 입장과도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청와대가 북한 ICBM의 이동식 발사 능력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내며 해명에 나선 것은 정 실장 국감 발언 이후 정경두 국방장관과 서훈 국정원장이 정 실장 발언과 상충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서 원장은 지난 4일 국회 정보위 국감에서 "TEL에 ICBM을 싣고 일정한 지점에 가서 다시 발사대를 거치하고, 그곳에서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를 했다고 정보위원들은 전했다. 정 실장이 "이동만 시키고 발사대 위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TEL이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청와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도 "서 원장이 '북한이 TEL로 ICBM을 발사했다'고 발언하지 않았고, '이동식 발사대에서 ICBM이 아닌 IRBM(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례는 있다'고 말했다"라고 했다. 청와대는 "북한 ICBM과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해석상의 차이를 이용해 국가 안보에 큰 차질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서 원장은 당시 이런 발언 외에도 "이것도 결국 이동식이다"라는 답변을 했다고 한국당 정보위 간사 이은재 의원은 밝혔다. 이혜훈 정보위원장은 "과거에 북한이 TEL에서 ICBM을 발사한 적이 있는데, 최근에는 TEL을 미사일을 옮기는 데만 쓰고, TEL이 아닌 (지상에) 고정된 시설물에 올려서 쓴 것이라고 국정원이 설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ICBM을 TEL에서 바로 발사하느냐, 아니면 TEL에서 내려 지지대를 받친 뒤 발사하느냐가 '이동식 미사일'인지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군사 전문가들도 ICBM을 TEL에서 내려 지지대를 받쳐 발사하는 것은 이동식 미사일인지 여부를 가리는 것과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이같은 방식은 미사일을 지지대에 받칠동안 이동식 차량이 다른 장소에 가서 또 다른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이동식 발사대는 미사일을 이동시켜서 세워놓으면 역할이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7년 7월과 9월 북한이 화성-12형을 쐈는데, 7월에는 지지대를 받쳐서 발사했고 9월에는 이동식 발사대에서 쐈다"며 "지지대를 받쳐 발사하는 것과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하는 것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동식 발사 개념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마치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축소 해석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동창리 시설과 관련 "동창리 발사장은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위성을 발사하는 곳이나, 위성 발사대 외에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엔진 시험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며 "북한은 2018년 4월 핵・미사일 모라토리움 선언 후 동창리 발사장내 엔진 시험 시설을 포함한 일부 시설물을 철거하였다가 올해 2월 부분적인 복구는 하였으나 정상적인 기능 발휘는 제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국감장에서 안보실장이 '동창리 기지가 완전히 폐기가 되면 ICBM은 발사하지 못한다'고 발언한 것은, 미사일 엔진 시험은 ICBM 개발에서 필수적인 과정이므로 동창리 엔진 시험 시설이 폐기될 경우 ICBM 추가 개발 및 발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취지"라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북한이 ICBM 엔진 개발에 이미 성공했다면 성립하기 어려운 주장이란 반론도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2017년 11월 29일 북한이 공개한 화성-15형과 발사 차량 사진. 화성-15형이 북한이 새로 개발한 '9축 자행발사대차'(바퀴 축이 9개인 새로운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된 뒤 수직으로 세워지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11월 29일 북한이 공개한 화성-15형과 발사 차량 사진. 화성-15형이 북한이 새로 개발한 '9축 자행발사대차'(바퀴 축이 9개인 새로운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된 뒤 수직으로 세워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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