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 위치한 백악관에 한국의 인기 동요인 ‘아기 상어(Baby Shark)’가 울려 퍼졌다. 아기 상어는 2019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워싱턴 내셔널스를 대표하는 응원가다.

내셔널스 선수들이 4일(현지 시각) 열린 백악관 오찬 행사에서 ‘아기 상어’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4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축하 오찬 자리를 열었다. 이번 우승은 워싱턴 내셔널스 창단 이후 50년 만의 첫 우승이자, 워싱턴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팀 중 95년 만의 우승이다.

워싱턴 선수들은 해병대 군악대의 아기 상어 연주에 맞춰 야외 오찬장인 사우스론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를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워싱턴 팬들의 환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노래에 대해 "매우 강렬하고 귀여운 노래"라고 평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아기 상어는 지난 2015년 한국의 유아 콘텐츠 브랜드 ‘핑크퐁’이 북미권 구전동요를 각색한 어린이 노래다. ‘베이비샤크 뚜루루뚜루~’ 하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 덕에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시즌 중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워싱턴 소속 헤라르도 파라 선수가 지난 6월 이 노래를 자신의 등장 곡으로 바꾼 뒤 자신은 물론 팀까지 덩달아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됐다. 이후 아기 상어는 팀을 상징하는 응원가로 자리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미국은 내셔널스와 사랑에 빠졌다"며 "나는 내셔널스의 야구를 훨씬 더 좋아한다"고 축하했다. 또 "사람들이 얘기하고 싶어 하는 것은 그것(내셔널스), 그리고 탄핵"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2016년 대선 공약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적힌 빨간색 모자를 쓴 커트 스즈키를 뒤에서 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수 커트 스즈키가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공약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적힌 빨간색 모자를 쓴 것을 보고 뒤에서 안기도 했다. 1루수 라이언 짐머맨은 45대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45번 번호가 적힌 셔츠를 전하며 "믿을 수 없는 영광"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미국에서 대통령이 스포츠 리그 우승팀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것은 일종의 관례지만, 이날 오찬에는 일부 선수가 불참하는 등 정치적 공방이 계속됐다. WP에 따르면 25명의 워싱턴 선수 중 7명이 불참했다. 여기에는 소수인종 선수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를 백악관에 초대했을 당시에도 소수인종 출신 선수들이 불참했었다. 앞서 올해 여자 축구 월드컵에서 우승한 미국 국가대표팀도 "초대를 받아도 응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