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례 마친 뒤 발사" 코미디 같은 北 감싸기

조선일보
입력 2019.11.02 03:19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일 '문재인 대통령이 상중(喪中)인데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것은 예의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원 질의에 "대통령이 장례 절차를 마치고 청와대로 사실상 복귀한 다음에 발사가 됐다"고 답했다. 북이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낸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도발을 감행했는데 '장례 절차를 마쳤으니까 예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라는 뜻일 것이다. 이 정권 사람들의 북한 감싸기는 헤아리기도 힘들지만 이것은 실소까지 하게 한다.

정 실장은 "이번 도발은 9·19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본다"며 "우리도 북한 못지않게, 북한보다 적지 않게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북한은 정상적 국제 사회의 일원이 아니다. 핵개발로 유엔 제재를 받고 있다. 북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가 금지했다. 그런 북한의 도발과 한국의 시험 개발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이 다른 사람도 아닌 안보 책임자가 할 소리인가. 이 사람만이 아니다.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가 아니냐'고 하자 "우리가 (미사일을) 시험 개발하는 것은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라고 했다. 북한 대변인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 실장은 지난 8월에는 '김정은이 문 대통령 새벽잠을 걱정하며 미사일을 쏘지 않겠다더니 다시 새벽에 미사일을 계속 쏘고 있다'고 하자 "중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약속을 위반한 적은 없다"고 했다. 통일부 장관은 평양의 '무중계·무관중·폭력 축구'에 대해 "북한이 나름대로 공정성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했다. 중증(重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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