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회 열고 러닝 수업…마케팅 효과 “좋아요”

입력 2019.11.06 07:00

[이코노미조선]
‘러닝은 멋진 것’ 인식 확산
밀레니얼세대 러너 공략
전·현직 선수가 뛰는 법 지도

브룩스 런업 프로그램에 참가한 러너들./ 삼성물산
브룩스 런업 프로그램에 참가한 러너들./ 삼성물산
스포츠 브랜드는 국내 러닝 문화의 발전에 투자하는 핵심 축이다. 러닝 대회를 후원하는 차원을 넘어 브랜드 이름을 걸고 직접 주최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으로 한정됐던 홍보 대상도 일반인 러너로 확대했다.

러닝 문화의 중심인 20·30세대가 러닝 경험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도록 하는 장기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김현호 패션칼럼니스트는 "스포츠 브랜드 입장에서 유명인과의 계약 비용보다 일반인의 훈련 과정을 지원해주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면서 "게다가 훈련 과정에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지고, 이들이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홍보하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뉴발란스는 2011년부터 ‘뉴발란스 런온서울’이라는 러닝 대회를 운영한다. 20·30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런온서울’을 검색하면 1만8300여 개의 게시 글이 나온다. 달리기 대회 참가자들이 대회에 출전한 자신의 사진과 완주 기록을 공유한 기록이다.

9월 29일 열린 런온서울에 참가했던 직장인 김영균(33)씨는 "러닝을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리기는 하지만, 사실은 그보다도 러닝 대회 사진을 올리면 주변에서 ‘대단하다’ ‘멋지다’는 반응을 해줘서 좋다"면서 "최신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참가 후 꼭 ‘인증샷’을 남긴다"라고 말했다.

뉴발란스가 런온서울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이제 막 달리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참가자들에게 성취감을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회 참가자들이 달리는 경로에는 이들의 달리기를 응원하는 ‘치어 존(cheer zone)’이 있어 완주를 격려한다. 결승점 직전에는 주최 측 관계자들이 길게 늘어선 ‘하이파이브 존’이 있다. 결승점으로 들어오는 참가자들과 손뼉을 마주쳐 준다.

결승점까지 완주한 참가자에게는 완주 메달을 걸어준다. 완주 후 주는 간식과 뉴발란스 기념품은 덤이다. 뉴발란스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러닝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를 경험시키는 중요한 투자 활동"이라면서 "런온서울을 통해 20·30세대에게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대로 뛰는 법’ 배우려는 20·30세대

러닝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잘 모르지만 관심은 있는 초보 러너를 위한 수업을 제공하는 스포츠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수입·유통하는 미국의 러닝 전문 브랜드 브룩스는 올해 2월부터 달리기 코칭 프로그램 ‘브룩스 런업’을 운영한다. 8주짜리 프로그램으로 10월 현재 4회 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1회 차에는 40명을 선발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2회 차 모집 당시 경쟁률이 15 대 1로 높아지자 2·3회 차 선발 인원을 각각 60명씩으로 늘렸다. 마라톤 풀코스 대비반이었던 4회 차에는 30명을 선발해 지도했다. 총 190명이 브룩스 런업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프로그램 신청자의 약 60%가 여성이었고, 25~33세가 주축이었다.

참가비는 10만원이다. 14만원 상당의 러닝화를 지급하고 전·현직 육상 선수에게 훈련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인기 이유 중 하나다. 송주백 삼성물산 패션 부문 BROOKS팀장은 "브룩스 런업의 코치 중 남임경 코치는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19분 04초에 주파하는 국가대표 상비군 수준의 실력 있는 전직 마라톤 선수이고, 고준석 코치는 안양시청 소속, 강두영 코치는 목포시청 소속의 현직 선수"라면서 "러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뛰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싶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브룩스 런업을 수강한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이 끝난 후 자체적으로 러닝 크루를 결성해 계속 러닝을 취미로 삼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브룩이(브룩스 런업을 수강한 사람들이 자신들을 부르는 말)’를 검색하면 1000여 건의 게시 글이 나온다. 프로그램은 끝나도, 브룩스의 충성 고객과 바이럴 마케팅이 이어지는 것이다.

아디다스가 운영하는 ‘아디다스 러너스 서울(이하 AR 서울)’도 러너들에게 올바른 러닝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달릴 때 숨이 덜 차게 하는 호흡법, 발바닥을 내딛는 방향, 턱을 드는 각도 등 일반인이 쉽게 알기 어려운 달리기 팁을 전문 코치가 가르쳐 준다.

기초·중급·상급 등 수준별로 수업이 구분돼 있다. 2017년 6월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올해 4월 기준 누적 참가자 수가 4만 명이었다. 아디다스가 서울숲 근처에서 운영하는 ‘런베이스’는 ‘러너들의 아지트’로 입소문이 나 있다. 이용료 4000원을 내면 요가룸, 라커룸과 샤워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뉴발란스의 NBRC(뉴발란스 러닝 클럽)도 러닝 수업을 운영한다. 동아일보 서울국제마라톤·경주국제마라톤 등 달리기 대회를 대비하는 10주 훈련 프로그램, 뉴발란스가 주최하는 런온서울 대비 5주 훈련 프로그램 등이 있다. 또 매주 화요일에 입문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7㎞짜리 ‘오픈 런’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러너들과 내 기록 비교

나이키는 온라인 러닝 문화 공유 커뮤니티인 스마트폰 앱 NRC(Nike Run Club)를 운영하고 있다. 2006년 출시된 이 앱의 이용자 수는 3000만 명이다. 스마트폰에 NRC 앱을 깔면 러너는 자신이 그날 달린 거리와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이 기록을 다른 NRC 이용자와 공유하고, 다른 이용자의 기록과 비교해 볼 수 있다. 나이키 코리아 관계자는 "러닝은 ‘핫한 것’이라는 인식이 생겨, 젊은층을 위주로 새로운 러너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NRC의 인기 기능은 ‘맞춤형 디지털 트레이너 오디오 가이드 런’이다. 이용자가 NRC 앱을 켜고 이 기능을 실행하면, 달리는 동안 음성 안내를 통해 어떻게 달리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음성 안내 프로그램의 수준은 이용자의 운동 능력이나 목적에 따라 구분돼 있다. 초급·중급·상급 등 달리기 경험을 기준으로 하기도 하고, 5㎞·10㎞·풀코스마라톤 등 거리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준비 운동 그리고 달리기를 마치고 난 후 마무리 운동도 안내한다.

올해 5월 나이키 코리아는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러닝 크루(20·30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달리기 동호회) 다섯 곳을 운동화 제작에 참여시켰다. ‘리액트 바이 5: 서울을 달리는 러너들에게 영감받은 리액트’라는 이름의 협업 프로젝트다. 러닝 크루는 이 프로젝트에서 한정판 운동화 디자인에 참여했는데, 도심을 달리는 러닝 크루는 아스팔트 도로에서 영감을 받은 운동화를 제작하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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