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는 20년 전 몽골을 방문했다가 급격히 사막화가 진행되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나무 심기를 통해 생명을 되찾아주는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몽골은 대초원으로 유명했는데 기후변화로 영구 동토층이 녹아버리면서 국토의 80%가 모래밭처럼 황폐해졌다"며 "나무 한 그루에 황사와 미세 먼지, 온실가스를 삼키는 힘이 다 있다. 몽골에 숲이 생길수록 한국과 일본의 공기가 맑아진다"고 말했다.

―몽골의 기후변화가 얼마나 심각한가?

"몽골은 지난 100년간 평균 기온이 2.14도 올랐다. 같은 기간 지구의 평균 기온이 0.89도 오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심각하다. 몽골 땅 밑엔 영구 동토층이 있는데, 이는 '얼음 댐' 역할을 해서 대초원의 풀을 먹이고 강과 호수를 만들었다. 하지만 동토층이 기온 상승으로 녹아버리면서 몽골에서 강 887개, 호수 1166개가 사라졌다. 황사도 심해졌다. 물이 사라지면 살던 사람들은 '환경 난민'이 돼 떠돌이 빈민층으로 전락한다. 이런 난민이 몽골에 50만명 넘는다."

―역점을 두는 프로젝트는?

"차차르간 나무 심기다. 이 나무는 사과보다 비타민 함량이 200배쯤 많아 별명이 '비타민 나무'다. 뿌리혹박테리아를 갖고 있어 땅을 비옥하게 만든다. 차차르간 나무의 열매를 팔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단순히 나무만 심는 게 아니라 그 나무를 통해 돈을 벌어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계속 조림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20년간 몽골 9개 지역에 축구장 1200개를 합친 규모로 나무를 심었다. 사람들은 그 땅으로 돌아오고 열매 농사로 돈을 벌며 새 삶을 시작했다."

―앞으로 목표는?

"나무 심기 사업을 미얀마 등 다른 기후 위기 지역에도 넓혀가려 한다. 미얀마는 세계에서 둘째로 기후변화 피해가 심한 지역으로 상태가 심각한데 실상은 덜 알려져 있다. 나무 심기가 사소해 보이지만 돈은 적게 들면서 가장 쉽고 효과적으로 지구를 구하는 길이다. 일 년에 몇백 그루 심는 것으로 출발했던 일이 20년 지나니 숲을 일궜다. 국경이 없는 기후 문제에 더 발벗고 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