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윤의 뉴스를 입다] 또다시 눈길 끈 '포토라인 패션'

조선일보
입력 2019.10.29 03:00

최보윤의 뉴스를 입다
한 사람에겐 지우고 싶은 날이, 타인에겐 매우 인상 깊은 날이 될 수도 있다. 지난 23일 포토라인에 선 정경심〈사진〉 동양대 교수가 '그런' 날을 겪었을 것이다. 지난달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사진은 특종 중의 특종"이라고 주장했던 터라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그에게 카메라 플래시는 멈추지 않았다.

유죄 여부를 떠나 포토라인에 선 정 교수의 패션이 눈길을 끌었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발목까지 내려오는 짙은 회색 치마 정장에 흰색 블라우스, 뿔테 안경이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다. 온라인에선 재킷 품평과 브랜드 추적이 이어졌고, 주황색 뿔테 안경은 문재인 대통령이 즐겨 쓰던 제품이란 주장도 나왔다. 한 안경 매장 주인은 "갑자기 린드버그 안경테 문의가 쏟아져 당황했다"고도 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장련성 기자
'블레임(blame·비난) 룩'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건 2007년 학력 위조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씨부터다. 그가 뉴욕 JFK 공항에 등장했을 때 입고 있던 알렉산더 맥퀸 티셔츠와 보테가 베네타 가방 브랜드는 당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2014년 '땅콩 회항' 논란을 일으킨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목도리와 코트는 고가의 '로로피아나' 제품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고, 2016년 검찰 출두 중 벗겨진 프라다 신발로 유명한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의 명품 패딩 여부에 관해선 브랜드로 지목된 '몽클레르'와 '노비스' 측에서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하는 해프닝까지 생겨났다. 올 초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씨는 체포·압송·영장심사 때마다 매번 다른 패션을 선보여 '구속 패션'이란 말까지 만들어냈다.

'포토라인 패션'의 기원을 추적해보면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거슬러 오른다. 프랑스 혁명가의 기수이지만 과도한 숙청을 일삼았던 장 폴 마라를 암살한 온건파 당원 샤를로트 코르데가 썼던 모자다. 윗부분은 부드럽게 솟아오르고 머리 부분은 리본으로 조인 뒤 테두리에 프릴(잔물결) 장식을 붙인 것으로 샤를로트가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뒤 1세기 넘게 유행했다. 그 당시 유행엔 적어도 명분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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