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具體 시인, 춘마 풀코스 10번째 완주

입력 2019.10.28 03:00

[73회 춘천마라톤]
고원 前 서울대 교수

고원 전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고원(68·사진) 전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국내 유일한 구체(具體) 시인이다. '구체시'는 언어 자체의 시각·청각적 이미지를 극대화한 시의 한 형식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스위스 등에서 1950~1970년대 유행했다. 그가 춘천마라톤에 대한 사랑을 아홉 줄짜리 구체시에 담았다.

"춘천마라톤은 제가 풀 코스에 처음 도전했던 특별한 대회예요. 춘천마라톤 10회 완주에 도전하는 마음을 담아 오스트리아 시인 '얀들'풍으로 청각적인 시를 써 보았습니다."

2010년 처음 춘천마라톤에 참가한 고 전 교수는 올해로 10년째 춘천마라톤 풀 코스를 매년 완주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베를린·도쿄 등 세계 곳곳을 마라톤으로 누볐다. 그는 "마라톤을 뛰면 그 도시의 자연·역사와 함께 숨 쉬는 기분"이라며 "두 발로 세계를 밟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시월춘마
고 전 교수의 첫 마라톤은 57세였던 2008년 북한산 우이령 마라톤. 그는 "당시엔 우이령이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고 마라톤이 열릴 때만 길을 터줬다"며 "우이령을 두 발로 넘어보고 싶어 참가했는데 그 대회로 마라톤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다.

이르지 않은 나이에 시작한 달리기이지만 그의 마라톤 사랑은 나이를 잊게 만들었다. 경사(慶事)도 겹쳤다. 2013년 아내 서미라(40)씨와 느지막이 결혼했고 2015년엔 늦둥이 딸(고을이)도 얻었다. 고 전 교수는 "마라톤을 시작한 다음 좋은 일들만 생겼다"며 "춘천마라톤의 좋은 기운들이 모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4시간17분48초로 피시니 라인을 통과했다. 작년 춘천마라톤 기록인 5시간6분에서 50분 가까이 단축했다.


협찬: SK 하이닉스, SK telecom, BROOKS, 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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