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43] Beauty is God's handwriting

조선일보
  •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19.10.26 03:13

'A=X+Y+Z'. 이 공식의 창작자는 아인슈타인입니다. A는 성공(success), X는 일(work), Y는 놀이(play), Z는 '허튼소리 하거나 비밀을 발설하지 말 것(keeping your mouth shut)'입니다.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사진)'는 프린스턴대 박사 출신 수학 천재 존 내시의 실화입니다. 영화는 그가 Z를 준수하며 겪는 정신적 고통에 천착(穿鑿)합니다.

'뷰티풀 마인드'
무대는 1950년대 초 미국 국방 두뇌 집단 랜드 연구소. 존의 극비 임무는 미국에서 암약(暗躍)하는 소련 공작원들의 첩보 활동을 캐는 것. 존은 그들이 미국 잡지와 신문 등에 심어놓은 암호를 해독해 혁혁한 공을 세웁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숱하게 목숨이 위태로워집니다. 위협 세력은 소련 공작원들과 랜드 연구소 감시자들. 문제는 이 모든 게 허상(虛像)이라는 사실.

'아름다움은 하느님의 친필이다(Beauty is God's handwriting).' 미국 사상가·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명구입니다. 아름다움이 '하느님의 작품'임을 은유하지요. 이 영화가 주제로 삼고 있는 위대한 아름다움은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바뀐 무대는 존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는 1994년 스웨덴. 그가 약 40년간 정신분열과 싸우며 정신병원 안팎에서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하기까지 그 중심엔 얼리샤 라드가 있습니다. 둘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에서 사제(師弟)로 만나 결혼했습니다. 존이 헛것들의 유혹에 흔들릴 때 아내가 이렇게 말합니다. "난 꼭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고 싶어요." 존이 이성과 논리의 정상 궤도에서 이탈해 추락하려 할 때마다 남편을 붙잡아 준 게 얼리샤의 아름다운 마음과 헌신입니다.

대미는 존의 노벨상 수상 연설 장면입니다. "제가 발견한 가장 위대한 건 사랑의 방정식입니다." 떨리는 그의 목소리가 객석 아내를 향합니다.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건 당신 덕분이오. 당신은 내가 존재하는 오직 하나의 이유라오(I'm only here tonight because of you. You're the only reason I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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