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을 말한다] 아마존 탐사기

조선일보
  • 전종윤 서울대 수의과대학 석사과정
입력 2019.10.19 03:00

전종윤 서울대 수의과대학 석사과정
전종윤 서울대 수의과대학 석사과정

여느 때처럼 실험실에서의 일과를 마치고 동료와 담소를 나누다가 각자의 '버킷리스트'가 화제에 올랐다. 보전생물학자를 꿈꾸는 내가 아마존엘 가보는 것이 소원이라 말하자 네덜란드 친구가 "지금은 왜 못 가는데?"라며 의문을 던졌다. 평범한 이 한마디는 나에게 큰 파장을 일으켰다. 곧바로 나는 아마존 현지에서 연구하는 기관들을 알아보았고, 얼마 뒤 남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학부(서울대 생명과학부) 졸업을 두 달 앞둔 2017년 12월 24세 때의 일이다.

만 하루하고도 반나절을 날아가 오프로드와 뱃길까지 한참을 달려 도착한 아마존. 환상 속에 머물러만 있던 곳이 눈앞에 현실로 펼쳐진 순간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일까. 정글 속 베이스캠프 '시크릿 포레스트'는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캠프 앞으로 평온과 공포가 공존하는 탐보파타강이 흐르고, 뒤로는 울창한 정글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시선이 닿는 모든 것이 자연, 문명이 닿지 않은 야생이었다.

열대우림에서 보낸 40일은 하루하루가 설레고 새로웠다. 나의 주 연구 분야인 양서파충류는 물론이고 물방울 소리를 내는 듯한 새, 손바닥만 한 메뚜기, 아마존은 언제 무엇을 마주칠지 모르는 세계였다. 이 놀랍고 황홀한 경험을 기록하지 않는 것은 마치 큰 죄를 짓는 일 같았다. 아마존의 자연, 특히 형형색색 동물들의 면면을 필름과 노트에 담고자 했다.

아마존에서 나는 사람의 간섭 없이 누리는 동물들의 행복을, 때론 살벌한 그들만의 질서를, 그렇게 자연 그 자체로 이루어진 조화를 보았다. 어쩌다 죽음도 살짝 맛보았다. 이 책 '아마존 탐사기'(지오북)는 아마존 생활 중 내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옮긴 기록이다. 가슴 아픈 아마존의 대화재가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른 지금 많은 이들이 자연과 생명의 의미에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나의 소망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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