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 마라톤은 삿포로에서?...IOC "혹서 우려에 변경 검토"

입력 2019.10.17 11:41 | 수정 2019.10.17 13:39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년 도쿄 올림픽 개최 10개월을 앞두고 올림픽 경기 종목 중 남녀 마라톤과 경보를 도쿄가 아닌 삿포로시(市)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6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낮 최고기온이 평균 30도를 상회하는 여름의 도쿄에서 마라톤을 진행하는 것은 선수의 건강에 위험하다는 지적이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IOC는 도쿄의 혹서를 피하기 위해 마라톤과 경보를 삿포로로 개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일본 육상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일방적(一方的)인 일로 있을 수 없다"는 등의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름의 도쿄에서 달리는 것은 가혹하다"며 호의적인 의견도 나왔다.


/마이니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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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여름은 30도를 상회할 정도로 무덥다. 일본 기상청 집계 자료에 따르면 도쿄 특별구의 올해 7, 8월 평균 낮 최고 기온은 각각 27.5, 32.8도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낮 최고 기온 32.7, 32.5도를 각각 기록했었다. 이 시기의 도쿄는 일사량도 높다. 이 지역 2018년 7~8월 두달 평균 일사량은 19.1MJ/㎡로 나타났는데, 이는 당해 다른 달 평균 일사량에 비해 높은 것이었다.

마라톤 경기 대체지로 꼽히는 홋카이도의 삿포로시의 낮 최고 평균 기온이 도쿄와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기상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8월초 이 지역 낮 최고 기온은 평균 29.2도를 기록했다. 다만 일본 육상계의 사토도시노부(佐藤敏信) 감독은 "홋카이도라면 도쿄보다 습도는 낮아진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홋카이도에서는 매년 8월마다 마라톤 행사가 열리고 있어 ‘선수 안전’이 검증된 측면도 있다. 1987년부터 시작되 올해로 33회를 맞은 홋카이도 마라톤 대회는 지난 8월에도 약 2만명이 참가했었다.

홋카이도 교육대 스기야마 기이치(杉山喜一) 교수는 "삿포로는 홋카이도 마라톤을 운영한 실적이 충분히 있고, 선수나 관계자들을 위한 숙박 시설도 충실하다"면서 "만일 홋카이도 마라톤 코스를 사용할 경우, 비교적 플랫(flat)해 달리기가 쉽고, 무엇보다 기온 및 습도와 같은 기상 조건은 도쿄에 비해 훨씬 좋다"고 했다.

삿포로시는 ‘환영’ 분위기다. 삿포로의 아키모토 카쓰히로(秋元克広)시장은 아사히 신문에 "도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대한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 관련 분야를 담당하는 이시카와 도시야(石川敏也) 부시장은 "만약 사실이라면 삿포로 시로서는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일본 마라톤 선수들은 당황스럽다는 분위기다. 도쿄에서의 마라톤을 염두에 두고 대회를 준비해왔는데, 개최지 변경 검토 소식에 ‘홈 어드벤티지’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여자마라톤 대표 스즈키 아유코가 있는 일본우정그룹의 다카하시 마사히코(高橋昌彦) 감독은 "놀랍다. 도쿄를 떠올리고 있는 선수가 불쌍한 부분이 있지만 (개최지를) 빨리 알려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경보 대표 스즈키 유스케가 소속 된 후지스(富士通)의 후쿠시마(福嶋) 감독은 "홋카이도라면 대책이 달라진다. (도쿄에서 마라톤 진행을 예상했기 때문에) 더위는 각오하고 임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곤혹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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