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도로 지하 사유화 사랑의 교회, 원상 회복해야"

입력 2019.10.17 11:25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사랑의교회 전경. /사랑의교회 홈페이지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사랑의교회 전경. /사랑의교회 홈페이지
서울 서초구의 대형 교회인 사랑의교회에 대한 공공도로 지하 점용 허가는 위법이라고 대법원이 최종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7일 황일근 전 서초구 의원 등 6명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도로점용 허가처분 무효확인 소송의 재상고심에서 "서초구의 도로점용 허가처분을 취소한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서초구는 지난 2010년 사랑의교회 건물의 일부를 어린이집으로 기부채납 받는 조건으로 서초동 도로 지하 1077㎡에 대한 도로점용 허가처분을 내줬다.

황일근 당시 서초구 의원과 주민들은 2011년 12월 서울시에 감사를 청구했다. 서울시는 이듬해 서초구에 "2개월 이내에 도로점용 허가처분을 시정하라"고 했다. 하지만 서초구는 감사 결과에 불복했다. 황 전 의원 등은 "서초구가 사랑의교회에 내준 도로점용과 건축허가를 취소해달라"며 주민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도로점용 허가권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물건 또는 권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다"라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구청의 도로점용 허가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산 관리·처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건축허가를 취소해달라는 청구에 대해서는 각하 판결을 확정했다.

사안을 다시 심리한 서울행정법원은 2017년 1월 "서초구가 사랑의교회에 내준 도로점용 허가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랑의교회가 도로 지하 부분에 사실상 영구시설물에 해당하는 예배당 등을 설치한 것은 사사로이 권리를 설정하는 것과 다름 없어 도로법에 위배된다"며 "서초구가 도로 지하 부분에 대한 점용료를 받아 재정에 기여한 측면이 있지만, 순기능적 측면보다는 역기능적 측면이 크다"고 판단했다.

2심도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도로 지하 부분에 설치된 예배당 등은 서초구에 필요한 시설물이 아니라 사랑의교회의 독점적·사적 이용에 제공되는 것"이라며 "도로점용 허가의 목적이나 용도가 공익적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로점용 허가를 취소할 경우 (사랑의교회는) 시설 일부분을 철거해야 하고, 그로 인해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면서도 "도로점용 허가의 효력을 존속시킬 공익적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로 사랑의교회에 대한 서초구의 도로점용 허가처분의 취소가 확정됐다. 서초구는 사랑의교회에 도로점용 중지와 원상회복을 명령해야 한다. 사랑의교회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이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등 ‘위법 상태’를 제거해야 한다. 또 서초구는 직권으로 사랑의교회에 대한 건축허가를 일부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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