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 워싱턴야자수 모두 베더니… 두달 만에 다시 심기로 한 관광公

입력 2019.10.16 03:00 | 수정 2019.10.16 03:24

"태풍에 잘 부러져 사고 우려" 지난 8월 400여 그루 없앤뒤
"이국적 풍광 유지하는데 필요" 도로변 가로수로 다시 선정

시민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모두 베어냈던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야자수 자리에 도로 야자수를 심게 됐다. 야자수를 제거한 지 불과 두 달 만이다. "제주도의 이국적 풍광을 유지하는 데 야자수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야자수가 베어진 자리에는 현재 나무 밑동만 남아 예전 풍광을 보기 어렵다. 야자수를 베어내는 데에 4000만원이 투입됐으며 다시 야자수를 심는 데 약 1억6000만원이 들어간다.

지난 2018년 제주도 중문단지의 야자수가 강풍을 못 견디고 꺾여 도로변으로 쓰러져있다(위 사진).
지난 2018년 제주도 중문단지의 야자수가 강풍을 못 견디고 꺾여 도로변으로 쓰러져있다(위 사진). 한국관광공사 측은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 8월 중문단지의 야자수를 모두 베어냈다. 아래 사진은 밑동만 남아있는 야자수.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한라일보
15일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에 따르면 중문관광단지 서부 지역에 높이 3~4m짜리 어린 워싱턴야자수 230그루를 새로 심기로 했다. 앞서 지난 8월 관광공사 측은 중문단지에 있던 워싱턴야자수 400여 그루를 전부 베어냈다. 1982년 중문단지가 조성되며 함께 심어진 나무였다. 30여년간 자라며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제주도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야자수에 '미운털'이 박힌 것은 태풍 탓이 크다. 심어진 지 30년이 넘다 보니 강풍에 취약했다. 지난 2016년 1월에는 계속된 한파와 강풍의 영향으로 야자수의 상단부가 절단됐고, 지난해 태풍 솔릭과 콩레이 때는 100여 그루가 도로 쪽으로 쓰러지거나 부러졌다. 야자수를 그대로 두면 또 강풍에 꺾여 도로를 지나는 차량이나 관광객을 덮칠 우려가 컸다.

관광공사 측은 지난 7월 워싱턴야자수를 베어내고 다른 수종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체 수종으로는 키가 작아 안전 위험도 낮은 카나리아야자수나 종려나무가 검토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 따르면 종려나무는 3~6m까지, 카나리아야자수는 10~20m까지 자란다. 반면 워싱턴야자수는 25~30m까지 자란다.

하지만 관광공사 측은 다시 워싱턴야자수를 심기로 결론을 뒤집었다. 중문관광단지와 가장 어울리는 가로수는 역시 워싱턴야자수라는 것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종려나무와 카나리아야자수는 잎사귀가 도로 양옆으로 뻗어나가 자칫 운전자와 보행자 시야를 방해할 수 있고 미관상 가치도 워싱턴야자수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서귀포시와 단지 입주업체 등과 가진 자문회의에서도 워싱턴야자수를 다시 심어 단지의 이국적 풍경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사업비는 1억5620만원이다.

관광공사의 결정으로 풍광은 살아나게 됐으나 안전 문제는 여전하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에 심은 야자수가 자라려면 20년 이상 걸린다"며 "안전 문제는 그때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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