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어둡고 텅 빈 법무부 복도를 지나 브리핑룸으로 향하고 있다. 장엄한 배경음악이 흐른다. 카메라앵글은 은막 뒤 수퍼스타를 비추듯 그의 뒤를 쫓다가 앵글을 바꿔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보여준다. 그의 얼굴 옆으로 '국민을 위한' '검찰 개혁'이란 자막이 나타난다. 브리핑룸에 도착한 조 전 장관은 이른바 '검찰 개혁의 제도화 성과'를 읽어내린다.
'대한민국 법무부' 공식 페이스북에 14일 오후 9시 올라온 영상 도입부다. 제목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마지막 부탁'. 조 전 장관이 장관직에서 사퇴한 지 7시간 만에 올라온 이 영상은 조 전 장관의 검찰개혁안 발표 전후 8분 40초를 담았다. 카메라는 오직 조 전 장관 한 사람만을 비춘다. 영상엔 배경음악, 흑백 처리, 앵글 전환 등 영화나 뮤직비디오에 사용되는 다양한 기법이 적용됐다.
이어지는 영상에서 조 전 장관은 취재진 앞에 선 뒤 "검찰 개혁의 도약대가 되겠다" "오늘의 노력이 모여 미래 검찰의 모습은 '사람이 먼저다'를 실천하는 검찰이 될 것" 등의 말을 쏟아낸다. 마지막 말은 "이번만큼은 저를 딛고 검찰 개혁이 확실히 성공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봐 달라".
브리핑은 끝나지만, 영상은 계속된다. 영상이 갑자기 흑백으로 처리되더니 발표장을 빠져나가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조 전 장관의 모습을 담는다. 잔잔한 음악이 깔린다. '저는 오늘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습니다'라는 자막이 나타났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조 전 장관은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가 8초간 화면을 가득 메웠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다시 카메라 플래시가 끊임없이 터지는 어두운 복도를 걸어나간다. 그 위로 "허허벌판에서도 검찰 개혁의 목표를 잊지 않고 시민들의 마음과 함께하겠습니다.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였다.
법무부는 이 영상에 "검찰 개혁 추진 계획과 국민께 드리는 마지막 부탁을 담았다"는 설명을 달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자 조 전 장관이 이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올렸다. 지지자들이 그 아래에 '제게는 영원한 조국 장관님입니다' '고맙고, 미안하고, 분합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