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태풍 제19호 ‘하기비스’가 도쿄를 비롯한 일본 간토(關東) 지역을 휩쓸어 사망자와 실종자가 50명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최대 순간 풍속 초속 55m, 중심 기압 960헥토파스칼의 하기비스는 지난 12일 저녁 7시쯤 폭우와 강풍을 동반하며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에 상륙했다가 도호쿠(東北) 지방을 거쳐 태평양 쪽 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13일 소멸했다.

14일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하기비스 영향으로 전날까지 35명이 숨지고 17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사망 34명·실종 17명으로, 마이니치신문은 사망 35명·실종 18명으로 파악하는 등 매체에 따라 집계 결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NHK는 사망 31명, 실종 14명으로 집계했다.

지난 13일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하천 시나노가와(千曲川)가 범람하면서 나가노(長野)현 나가노시가 물에 잠겼다.

인명 피해는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태풍은 일본 연 강수량의 3분의 1 규모가 이틀 만에 몰리면서 제방 붕괴와 강물 범람으로 이어졌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총 21개 하천에서 제방 24군데가 무너졌으며 142개 하천에서 범람 피해가 접수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국토지리원은 나가노현을 흐르는 하천인 지쿠마가와(千曲川)의 제방 붕괴로 인해 JR동일본 나가노 신칸센(新幹線) 차량센터 부근에 최대 4.3m 깊이의 침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신칸센 고속철도 차량 120량이 침수되는 전례 없는 상황도 벌어졌다. 호쿠리쿠(北陸) 신칸센용 열차의 약 3분의 1이 피해를 봤다. 침수된 신칸센 열차는 폐차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일본 후쿠시마(福島)에서는 지난 2011년 원전사고로 생긴 방사성 폐기물이 유실됐다.

NHK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다무라(田村)시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생긴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한 폐기물 자루 일부가 임시 보관소 인근 하천으로 유실됐다. 다무라시 측은 하천 일대를 수색해 유실된 자루 중 10개를 회수했다고 밝혔으나 모두 몇 개가 유실됐는지는 알 수 없다. 임시 보관소에는 폐기물 자루가 2667개가 있었으며 폐기물 자루에는 오염 제거 작업에서 수거한 풀이나 나무 등이 들어 있었다. 무게는 한 개에 수백㎏∼1.3톤(t)에 달한다. 다무라시는 회수한 자루에서는 내용물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폐기물의 공간방사선량이 시간당 1마이크로시버트(μ㏜) 이하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