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임기 반환점 앞두고 조국 사태로 대선득표율 깨졌다

입력 2019.10.14 11:23 | 수정 2019.10.14 12:03

역대 최고 지지율(81%)로 임기 시작한 文대통령, 한국갤럽 9월 셋째주 지지율 40%로 반토막
리얼미터 10월 둘째주 41.4%⋯11일 40.4%로 최저치 경신
내일신문·한국리서치 9월 넷째주 32.4%⋯중앙일보 9월 셋째주 37.9%
전문가들 "조국 사태가 결정타⋯임기 반환점 앞두고 사태 정리 못하면 더 악화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지지율(81%)로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매주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등의 정기조사에서 최저치를 경신한 데 이어 일부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30%대 초반을 기록한 결과가 나왔다. 임기 반환점(11월)도 돌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미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대선 득표율(41.09%)보다 낮아진 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조국 법무장관 일가(一家)에 대한 검찰 수사가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하락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 장관 사태를 매듭짓지 않으면 반전 기회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말도 나온다.

◇조국 임명 이후 흔들리는 文 지지율

문 대통령 지지율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하기 직전인 지난 8월 초만 해도 일부 여론조사에서 50%를 넘었다. 그러나 조 장관 인사청문회 검증 국면이 본격화한 8월 중순 이후 부정적 여론이 커지면서 주춤하더니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지난 9월 초순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어 이제는 40%선도 흔들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8일, 10∼1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50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결과,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3.0%포인트 하락한 41.4%(매우 잘함 25.9%, 잘하는 편 15.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주 조사(44.4%)에 이어 문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주간집계 기준)를 경신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로써 40%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호남을 제외한 충청권과 서울, 대구·경북(TK), 경기·인천 등 모든 지역에서 하락했고, 50대, 40대는 물론 30대 등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하락했다.

한국갤럽이 9월 셋째주(9월 17~19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로 집계됐다. 한국갤럽 정기조사에서 나온 최저치였다. 이 조사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4%포인트 상승한 53%였다. 이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매주 1%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지난주(10월 둘째주)에는 43%를 기록했다.

◇일부 여론조사선 30%대로 추락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선(線)이 흔들리고 있지만 이미 40%선이 무너진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성인 12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2.8%포인트)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32.4%를 기록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에서만 긍정평가가 48.4%로 부정평가(32.1%)보다 높았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았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23~24일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문 대통령 지지율은 37.9%로 나타났다. 이 조사가 실시된 시점은 검찰이 지난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들어간 직후였다. 이 조사에서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52.1%로 긍정평가보다 14.2%포인트 높았다.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30%대로 나타난 문 대통령 지지율이 조사 방법과 시점의 차이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조사와 같은 방식으로 실시해 작년 12월 28일 내놓은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39.1% 였다. 그런 만큼 10개월만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6.7%포인트가 떨어진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흔히 대통령 지지율 '30%대'가 갖는 의미는 통치력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라고 말한다. 한 전문가는 "30%대 초반 지지율은 3명 중 2명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이란 의미"라며 "이럴 경우 대통령을 지지하는 나머지 1명도 주변을 의식해 침묵하게 돼 결과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 경향을 띠게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한 쇄신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다른 조사에서도 30%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국 사태 둘러싼 민심 제대로 읽어야"


한국갤럽
한국갤럽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집권에 성공한 문 대통령은 80%를 넘나드는 고공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했다. 집권 1년차에는 전(前)·전전(前前) 정권에 대한 이른바 '적폐청산' 수사로 7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했고 작년에도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 등 남북 평화프로세스로 상당기간 6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급격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작년 12월 대통령 지지율의 1차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50%선이 붕괴했다. 이후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지지율이 더 불안정해졌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지지율(81%)로 시작한 문 대통령은 9월 셋째 주 조사에서 40%로 임기 반환점(11월)을 앞두고 ‘반토막’ 났다.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일기 전인 7월까지만 해도 갤럽 조사에서 지지율이 48%로 역대 대통령의 집권 3년 차 2분기와 비교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49%)과 비슷한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조국 장관의 법무부 장관 지명(8월 9일) 이후 하락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40%선도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최근 문 대통령 지지율 급락에 ‘조국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은 갤럽 조사에서 대통령의 부정 평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파악한 결과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갤럽의 9월 셋째 주 조사에서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못한다’는 응답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인사(人事) 문제’(29%)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20%), ‘독단적·일방적·편파적’(10%) 등 순이었다. 하지만 조국 장관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하기 직전인 8월 첫째 주 조사에선 대통령을 부정 평가하는 이유로 ‘인사 문제’를 꼽은 응답자가 1%에 불과했다. ‘독단적·일방적·편파적’이란 지적도 2%였다. 당시엔 부정 평가 이유가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33%)에 쏠려 있었다. 조국 장관과 관련한 의혹이 커지면서 그 이전엔 관심 밖이었던 문 대통령의 ‘독단적인 인사 스타일’이 집중적으로 부각됐다는 것이다.

조국 논란은 경제에 여러 위기가 동시에 닥치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에서 불거졌다. 한국은행이 조사하는 소비자심리지수도 지난 8월 기준 92.5로 한 달 전보다 3.4포인트 하락하며 2017년 1월(92.4)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향후 경제 심리가 비관적임을 뜻한다. 경제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민심이 불안해진 가운데 조국 사태가 불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조국을 얻고 중도층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 이탈이 두드러진 것은 갤럽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중도층은 조국 논란 이전인 8월 첫째 주엔 문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52%)이 부정(41%)을 앞섰지만, 9월 셋째 주에는 긍정(40%)이 부정(54%)에 크게 뒤지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평소에 여야(與野) 어느 쪽으로도 쏠리지 않는 각종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도 8월 첫째 주엔 대통령에 대한 긍정과 부정이 50% 대 41%였지만, 9월 셋째 주엔 39% 대 54%로 완전히 역전됐다. 이로써 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40%)은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득표율(41%)보다 처음으로 낮아졌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50%선이 무너진 이후에도 약 10개월 동안 45% 안팎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바닥권을 다져왔지만, 이제는 대선 득표율 밑으로 떨어지면서 불안정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볼 때는 추이를 봐야 하는데, 이번주 일별 조사 결과를 보면 주 하반기로 갈 수록 하락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왔다"며 "다음주 여론조사에서는 40%가 무너지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11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0.4%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문 정권 출범 이후 사회 개혁과 경제 활성화 등에 기대를 걸었던 중도층의 실망감이 조 장관 사태를 계기로 극대화되고 있다"며 "경제 정책의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외교도 불안하고 대북관계와 관련해 안보도 무너진 상황에서 조 장관 임명이 지지율의 가파른 하락세에 트리거(촉발 요인)가 됐다"고 했다. 결국 문 대통령이 조 장관 사태를 빨리 매듭짓지 않으면 임기 반환점을 레임덕 이슈와 함께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각 여론조사 회사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