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아베와 회담 추진할 듯⋯한일관계 봉합 위한 협의체 제안하나

입력 2019.10.13 14:52 | 수정 2019.10.13 14:58

李총리, 22일 일왕 즉위식, 23일 아베 총리 주최 연회 참석
아베 총리와 회담도 추진할 듯⋯한·일 관계 전기 마련 위한 협의 채널 구축에 주력할 가능성
일부에선 '1+1+알파' 협의체 제안 가능성 거론
日언론 "韓정부, 文대통령 방일 검토했으나 성과 가능성 낮다고 보고 단념한 듯"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22일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고 총리실이 13일 공식 발표했다. 일왕 즉위식 방문이 주 목적이지만 이 총리는 방일 기간 중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주최 연회에 참석하게 돼 두 사람의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총리실은 이 총리 방일 때까지 일본 정부 측과 회담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전자산업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전자산업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리실은 이날 오후 2시 보도자료를 내고 "이 총리는 나루히토 천황 즉위식 행사 참석을 위해 22∼24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22일 즉위식 및 궁정 연회, 23일 아베 총리 주최 연회에 참석한다. 또 일본 정계·재계 주요 인사 면담, 동포 대표 초청 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라고 총리실은 전했다.

이 총리의 이번 방일 공식 명목은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이다. 그러나 작년 연말 한국 대법원의 징용판결과 이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최악의 상황에 처한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만들기 위한 방일이란 해석이 나온다.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를 들고 가는 특사(特使)란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이 총리 방일에 대해 "한일관계 개선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총리실은 이날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회담 여부에 대해선 발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 총리는 이번 방일에서 22일 일왕 즉위식과 23일 연회 때 아베 총리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는 이 총리가 아베 총리와 조우(遭遇) 차원을 넘어 정식 회담을 갖게 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 총리의 참석이 확정된 만큼 아베 총리와 회담 일정 등에 대해 일본 정부 측과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총리가 아베 총리와 정식으로 회담을 갖게 된다면 일단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이에 맞선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 문제를 우선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일 갈등의 핵심은 작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이라며 "하지만 이 문제를 당장 풀기에는 양국의 입장이 너무 첨예하게 맞서 있다"고 했다. 양국 모두 징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현재의 한·일 갈등을 풀기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일단 사실상 단절되다시피 한 양국 간 정상급 채널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3일 이 총리가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전 관방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함께 원상복구하자'고 제안했다는 보도가 일본발로 나오기도 했다. 당시 총리실은 "이 총리는 '일본 측이 취한 조치들을 원상회복하면, 한국도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설명했을 뿐"이라고 관련 보도를 부인했으나 이 총리가 양국 간 정상 채널로 움직여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에 따라 이 총리가 이번 방일에서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가와무라 간사장은 전날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지난달 한국에서 이 총리와 만났을 때 이 총리가 이른바 '1+1+α(알파)'안을 제안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 총리가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과 관계 있는 일본과 한국의 기업에 더해 플러스 알파로 한국 정부가 자금을 내 전(全) 징용공에게 지급하는 것을 제안했다"며 "하지만 (일본 기업이) 배상금을 내면 한일청구권협정이 무너지므로 '일본 측에 같은 배상금적 성격을 부담시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이번 방일에서 이른바 '1+1+알파' 등을 논의하기 위한 양국 간 협의 채널을 만들자는 제안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일본 측에서는 보고 있다.

이 총리 방일을 두고 아직 양국 간 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채널 간 협의가 문 대통령이 방일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관련 보도에서 "한국 측은 이 총리의 방일을 지난 9월 거의 내정했지만, 즉위식 참석을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자는 의견이 정부 내에서 나와 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했다"며 "그러나 (문 대통령이 직접 즉위식에 참석하더라도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단념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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