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잠수함 전문가 문근식 "北SLBM, 북핵 결정체⋯'수중 킬체인' 위해 우리도 핵잠 전력화 서둘러야"

입력 2019.10.13 11:00 | 수정 2019.10.13 11:19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이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윤희훈 기자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이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윤희훈 기자
"핵방어를 위한 '킬체인'은 '원점(原點) 공격'이 핵심이다. 수중에선 핵무기가 탑재된 잠수함이 원점이다. 상대 잠수함을 공격하려면 아군 잠수함이 계속 따라다니면서 감시해야 한다. 적국의 핵무기 탑재 잠수함을 계속 미행하다가 잠수함에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순간 아군 어뢰로 즉각 파괴해야 한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11일 북한이 지난 2일 원산 북동쪽 동해상에서 발사한 SLBM의 위협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 군이 SLBM 방어를 위해 핵추진 잠수함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 성공한 SLBM이 북극성 3형이고, 이 미사일이 조만간 진수될 3000t급 신형 잠수함에 탑재된다면 괌·하와이는 물론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군사력의 판도를 바꿀 신무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에 치명적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무기인 것은 물론이다. 북한의 새로운 게임체인저급 전략무기 완성이 가시화하면서 해군도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핵잠수함 유용성을 강조하며 도입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예비역 해군 대령(해사35기) 출신인 문 국장은 군 생활 32년 중 22년을 잠수함 분야에서 보낸 잠수함 전략 전문가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이 문 국장을 만나 북한의 SLBM과 이를 탑재할 신형 잠수함 위협에 대해 들어봤다.

문 국장은 인터뷰에서 "SLBM은 핵무기의 결정체"라면서 "이제 북한은 핵·미사일·잠수함 분야에서 최고 경지에까지 올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2일 실험한 '북극성-3형' 미사일에 대해 "지상 950km 고도까지 상승했다.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가 최대 고도의 3~4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극성-3형의 사거리는 4000km는 될 것"이라면서 "군에선 북극성-3형의 사거리가 2000km대라고 하는데 이건 위협을 과소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군은 북한의 위협이 위협이 아닌 것처럼 하려고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싸우는 입장에선 상대의 전력을 최대치로 놓고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문 국장은 북한이 얼마 안가 북극성-3형을 실은 3000t급 잠수함을 진수하고 전력 배치할 것이라면서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공격용 잠수함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면 위로 스노클(잠수함의 수중통기)을 자주 해야 하는 디젤 잠수함으로는 상대편 잠수함 추적이 불가능하다"면서 "추적용 잠수함은 SLBM 탑재 잠수함보다 1.5배 이상 속력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결국 핵추진 잠수함이어야 한다"고 했다.

문 국장은 특히 북한이 이번에 건조한 신형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이지만, 핵추진 잠수함도 개발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과학자들에게 핵추진 잠수함을 완성하면 '동상을 세워주겠다'는 등 엄청난 규모의 보상책을 제시했다고 들었다"면서 남북간 비대칭 전력 격차가 더이상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핵추진 잠수함 전력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문 국장은 대한민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능력에 대해선 "핵추진 잠수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자로 기술과 잠수함 건조 능력을 다 갖고 있다"면서 "정책적으로만 안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우라늄을 핵추진 잠수함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선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것을 준비하는 외교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문 국장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가 힘이 없어서 계속 외세의 침략을 당한 것"이라면서 "현재 우리 군의 전력은 일본과 중국에 밀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력이 열세이더라도 최소한 상대방이 쉽게 공격할 수 없는 수준은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북극성-3형 발사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북극성-3형 발사 모습. /연합뉴스
다음은 문 국장과의 일문일답.

ㅡ지난 2일 북한이 '북극성-3형' SLBM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번 SLBM 발사의 의미는 뭔가.

"SLBM은 핵무기의 결정체다. 수중에서 발사돼 탐지가 어렵기 때문에 상대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된다. 북한은 세계에서 7번째로 SLBM을 개발했다. 이제 북한은 핵·미사일·잠수함 분야에서 최고 경지에까지 올랐다고 봐야 한다."

ㅡ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SLBM을 쏜 까닭은 무엇일까.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자신들의 능력을 보여주겠단 의도로 보인다. 북한이 핵협상에 나선 것은 자신들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달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미국이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지 않으니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다. 특히 실무협상을 앞두고 왜 북극성-3형을 쐈을까. 이는 핵무기를 다종화·소형화해서 SLBM까지 만들었으니 이젠 경제 제재를 풀고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다."

ㅡ협상을 앞두고 판을 깨겠다는 의도는 없었을까.

"미사일을 남쪽으로 쐈다면 비핵화 협상 판 자체가 크게 흔들렸을 것이다. 그러나 시험발사 자체만으로 판을 뒤흔들 정도의 도발로 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고 위험에 빠쁘리게 하는 게 도발인데, 우리도 미사일 시험을 하고 있지 않나."

ㅡ대한민국의 미사일 실험과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있나.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제재로 묶고 있다. 또 핵을 보유한 북한의 미사일 실험과 재래식 전력으로 미사일을 보유한 우리의 실험은 의미가 다르지 않나.

"유엔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제재하고 있는 것은 맞는다. 하지만 이번 발사는 협상을 앞두고 미국에 '우리가 이만큼 실력이 되니 확실한 대가를 내놔라'는 게 주요 목적이라고 본다."

ㅡ한국도 안보 차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듯 하다.

"나도 북핵을 억지하기 위해선 전술핵이라도 갖다 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본토나 괌의 전력으로 핵우산을 피는 것과 우리 영토에서 직접 핵으로 대응하는 것은 억지력 차원에서 차이가 크다. 북한이 핵을 완성하기 전인 1990년대 이전엔 전술핵이 주한미군에 있었는데, 북한이 핵을 완성한 지금은 전술핵이 없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 하지만 미국이 일단 자신들의 핵우산으로 우리를 북핵 위협에서 지켜주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동맹으로서 미국은 충분히 신뢰할 만 하다."

ㅡ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자체 핵무장은 미국에 달렸다. 만약 주한미군 철수 움직임 등 한반도 미군 전력에 현상 변경 움직임이 생기면 자체 핵무장까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ㅡ잠수함과 SLBM 이야기로 돌아가자.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능력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북한이 4년 전 발사한 '북극성-1형'의 사거리를 2500~3000km 정도로 본다. 군에서는 공식적으로 1000km대라고 하는데, 그정도 사거리는 SLBM이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다. 이번에 발사한 '북극성-3형'은 지상 950km 고도까지 상승했다.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가 최대 고도의 3~4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극성-3형의 사거리는 4000km는 될 것으로 보인다. 군에선 2000km 대라고 하는데 이건 위협을 과소 평가한 것이다. 최근 군은 북한의 위협이 위협이 아닌 것처럼 하려고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싸우는 입장에선 상대의 전력을 최대치로 놓고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

ㅡSLBM을 보유한 기존 국가들의 무기 체계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

"인도가 보유한 SLBM이 사거리가 750km로 가장 짧다. 중국의 경우 JL-1이 2150km, JL-2가 8000km 정도 된다. 북극성3형은 JL-1과 JL-2의 중간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또 이번에 포착된 것 중 하나가 둥근 형태의 북극성-3형 탄두였다. 다탄두를 장착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미사일 하나로 여러 지점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당한 수준이다."

ㅡ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해수면으로부터 어느정도 깊이까지 올라와야 하나.

"디젤 잠수함의 경우 해저 15m, 핵추진 잠수함은 해저 20~25m 지점에서 정도까지 올라와야 한다."

ㅡ그 정도까지 올라오면 위성이나 정찰기로 탐지할 수 있나?

"이 정도로 올라와도 탐지가 어렵다."

ㅡ수중 미사일 발사를 하려면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할텐데.

"예전엔 핫-런치(Hot-Launch), 즉 물 속에서 점화를 하는 방식으로 미사일을 쐈다. 그런데 이 방식은 잠수함에 불이 날 염려가 있다. 그래서 요즘은 콜드-런치(Cold-launch) 방식을 쓴다. 고압가스로 미사일을 밀어내면 수면 위로 미사일이 팍 올라온다. 미사일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 센서가 감지해 점화 명령을 내리게 된다. 북한은 이 정도 기술까지는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 소형화, 또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타지 않는 철강 기술도 필요하다. 일각에선 북한이 탄두 재진입 기술까지는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관측하는데, 북한이 이 정도로 미사일을 쐈다면 이미 재진입 기술은 확보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북한이 지난 7월 공개한 신형 잠수함.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3000t급으로 예상되는 이 잠수함에는 SLBM 2~3기를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신형 잠수함이 완성되면 괌·하와이는 물론 미국 본토까지 SLBM의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조선중앙TV
북한이 지난 7월 공개한 신형 잠수함.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3000t급으로 예상되는 이 잠수함에는 SLBM 2~3기를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신형 잠수함이 완성되면 괌·하와이는 물론 미국 본토까지 SLBM의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조선중앙TV
ㅡ북극성-3형을 발사하기 전 신포 인근에서 신형 3000t급 잠수함이 포착됐다.

"일단 디젤잠수함으로 보인다. 미사일 발사관도 이전 잠수함은 1개였는데, 이번엔 3개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ㅡ북한이 이 잠수함을 곧 진수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잠수함엔 신형 북극성-3형 미사일이 실릴텐데, 어떻게 감시해야 하나.

"'수중 킬체인(kill-chain핵·미사일 등 핵심 위협 긴급타격)'이 필요하다. 왜 육상에서만 킬체인을 구상하는가. 핵방어를 위한 '킬체인'은 '원점 공격'이 핵심이다. 수중에선 핵무기가 탑재된 잠수함이 원점이다. 상대 잠수함을 공격하려면 아군 잠수함이 계속 따라다니면서 감시해야 한다. 적국의 핵무기 탑재 잠수함을 계속 미행하다가 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하려는 순간 아군 어뢰로 즉각 파괴해야 한다."

ㅡ잠수함을 격침하면 그 안에 있던 핵 무기는 어떻게 되나.

"핵무기는 폭발의 조건이 있다. 이 조건이 만족되지 않으면 폭발하지 않는다. 잠수함이 파괴되면 핵무기도 그대로 수장된다. 일각에선 잠수함이 가라앉으면 방사능이 누출되는것 아니냐고 걱정하는데 지금까지 잠수함이 침몰한 적은 있지만 그런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다."

ㅡ잠수함 미행이라는 게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인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방식이다. 핵무기를 실은 잠수함은 보통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공격용 잠수함이 추적한다. 장시간 잠영이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 2~3대가 교대하면서 상대국의 핵무기 탑재 잠수함을 미행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도 그렇게 감시를 하고 있다. 미행하고 이를 따돌리려는 과정에서 잠수함끼리 충돌하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해저에서 벌어지는 잠수함들의 세계다. 해저 주요 지점엔 잠수함을 탐지하는 시스템도 깔려있다. 만약 그 위로 잠수함이 지나가면 잠수함 이름까지 레이더에 올라온다."

ㅡ추적용 잠수함은 성능이 어느 정도나 되어야 하나

"수면 위로 스노클(잠수함의 수중통기)을 자주 해야 하는 디젤 잠수함으로는 상대편 잠수함 추적이 불가능하다. 또 추적용 잠수함은 SLBM 탑재 잠수함보다 1.5배 이상 속력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결국 핵추진 잠수함이어야 한다."

ㅡ북한이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진 않을까.

"2016년 9월 24일 핵추진 잠수함 관련 정보가 공개된 적이 있다. 38노스에서 발표한 내용인데 내부 직경이 10미터 짜리 잠수함 내부 모습이 포착됐다. 잠수함은 길이와 폭의 비율이 9:1정도 된다. 직경이 10m라면 길이는 90m라는 것이다. 중국의 샤(夏·6500t)급 잠수함이 그정도 된다. 이정도 규모가 되면 디젤로는 추진력이 약해서 안된다.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 당국에서도 과학자들에게 핵추진 잠수함을 완성하면 '동상을 세워주겠다'는 등 엄청난 규모의 보상책을 제시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ㅡ최근 해군에서도 핵추진 잠수함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 기술은 확보돼있나.

"모든 기술을 다 갖고 있다.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려면 핵심 능력이 두가지 필요하다. 원자로 기술과 잠수함 건조 능력이다. 모두 보유하고 있는데 정책적으로만 안 할 뿐이다."

ㅡ핵추진 잠수함은 우라늄 핵연료를 원료로 기동하는 것 아닌가.

"우라늄으로 핵 분열 현상을 만들면 물이 끓는데 엄청난 수증기가 나온다. 이를 마치 기관차처럼 터빈을 돌리고 모터를 달아서 추진하는 방식이다."

ㅡ문제는 우라늄 원료인데, 한·미 원자력 협정과 충돌하진 않나. 원자력 협정에 따르면 미국에서 구입한 우라늄 원료를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우라늄 원료를 사오는 것이다. 우라늄 순도 20% 미만은 세계 상용시장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러시아 등에서 우라늄을 사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다른 하나는 미국과 협상을 하면 된다. 2015년 개정된 원자력 협정에 따르면 한·미 고위급간 합의하면 순도 20% 수준으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다. 결국 미국과의 협상력이 관건이다. 문제는 이런 것을 준비하는 외교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ㅡ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한다면 어느 정도 크기로 몇 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나?

"6척은 필요하다.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감시하려면 잠수함 2~3척은 물 속에 있어야 한다. 해군 전력 자산은 '3분(分)' 개념으로 관리한다. 1/3은 작전 수행, 1/3은 대기, 1/3은 정비하는 것이다. 잠수함의 크기는 3000~4000t급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ㅡ3000~4000t급 핵추진 잠수함 건조 비용은 얼마나 되나?

"대당 1조 6000억원 정도 될 것이다. 3000t급 디젤 잠수함인 안창호함이 8600억원에 계약을 했다. 핵추진잠수함은 같은 급 디젤잠수함의 2배 정도 비싸다. 일각에선 핵추진 잠수함이 10배 더 비싸다고 하는데 가짜 뉴스다. 1만t급인 미국의 시울프 잠수함이나 그렇게 비싸지, 3000~4000t급은 그렇게 비싸지 않다. 3000~4000t급 6대를 확보하는데 총 10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1년 국방예산이 50조원이다.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도입한다면 그리 큰 비용도 아니다."

ㅡ우리가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한다고 하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도입 때처럼 중국이 반발하진 않을까.

"중국 때문에 못 한다는 건 강도가 칼로 찌르려고 하고 있는데, 옆집에 가서 강도 막아도 되는거냐고 물어보겠다는 것 아닌가. 우리도 가질 것은 가져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가 힘이 없어서 계속 외세의 침략을 당한 것 아닌가. 우리 군의 전력 강화는 북한도 있지만 중국·일본과의 충돌도 대비해야 한다.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 떠나는 순간 중국은 이어도를, 일본은 독도를 노리고 들어올 게 뻔하다. 이를 방어할 최소한의 힘은 갖고 있어야 한다."

ㅡ자주 국방 차원에서 핵추진 잠수함은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이 미군이 영원히 있을 것이란 것이다. 국제 정세는 순식간에 바뀐다.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을 때 우리가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현재 우리 군의 전력은 일본과 중국에 밀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력이 밀리더라도 최소 상대방이 쉽게 공격할 수 없는 수준은 유지해야 한다. 바로 '고슴도치 전략'이다. 우리를 때린다면 우리도 최소한 너희 팔, 다리 하나쯤은 부러뜨릴 수 있는 수준은 돼야 한다."


☞문근식 : 1981년 해군사관학교(35기) 졸업 후 소위로 임관했다. 위관 장교 시절 미 해군 대잠수함전 과정에 유학했다. 1990년 독일에서 대한민국 해군 최초 잠수함인 장보고함을 인수할 때 참여했다. 해군 최초로 네덜란드 잠수함 함장 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나대용함 초대함장, 제93잠수함전대장, 방위사업청 잠수함사업팀장을 지내다 대령으로 예편했다. 해군 생활 32년 중 22년을 잠수함 분야에서 보낸 국내 최고의 잠수함 전문가로 꼽힌다. 저서로는 '문근식의 잠수함 세계'와 '왜 핵 추진 잠수함인가'가 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