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폴] "이주열, 신호 충분히 줘"…10월 금리인하 전망 100%

입력 2019.10.13 06:00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거시경제 전문가 10명은 모두 오는 16일에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경기가 하강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인하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 중 7명은 금통위원 중 1명의 동결 소수의견을 예상했다.

조선비즈가 13일 국내 증권사와 해외 투자은행(IB)의 거시경제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전원이 이달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7월 3년여 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석 달 만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 것이다. 연 1.25%는 우리나라의 역대 최저 기준금리다.

◇전문가 10명 "이주열 총재 시그널 충분"

전문가 10명은 이주열 총재가 최근 공식석상에서 이달 금리인하에 대한 시그널을 충분히 줬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하방리스크가 커졌다", "성장률 2.2% 달성 녹록지 않다"고 언급했다. 뒤이어 이달 10일 국감에 출석해서는 '이달 금리를 내릴 것이냐'는 의원 질의에 "경기회복을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답변했다. 이같은 발언은 금통위를 앞두고 우회적으로 금리인하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됐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 총재가 기자간담회와 국감에서 한 발언들은 금리인하에 대해서 일관되게 시그널을 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경제지표들도 워낙 좋지 않아 11월로 미루기가 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가 국감에서 시그널을 준 것처럼 경기 지지를 위해 충분히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내년 성장에 대한 자신감도 줄어든 상황에서 시장의 기대감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의 발언을 보면 이전보다 상당히 완화적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11월보다는 하루빨리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통위원들이 일제히 경기둔화에 우려를 표했다는 점 또한 이달 인하 전망의 근거가 됐다. 지난 7월 금리를 인하한 뒤 연속적인 인하가 부담됐을 뿐 8월에도 경기부양의 필요성은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8월에는 신인석, 조동철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냈고, 동결을 주장했던 위원들도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을 막기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오석태 소시에떼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월 금통위에서 두 명의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왔고 경기가 좋지 않다는 데 모든 위원이 동의했다. 총재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2.2%) 하향을 시사한 것 역시 인하를 기정사실로 할 수 있는 요소"라고 했다.

지난 7월 인하 이후 경기지표의 개선이 없었다는 점 역시 금리인하 전망에 힘을 보탰다. 수출 지표(통관기준)는 이달 1~10일까지 마이너스를 나타내 11개월 연속 역성장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대비 27.2%나 줄었다. 특히 9월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대비 -0.4%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정부와 한은은 기저효과, 정책 등 공급요인으로 보고 연말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물가안정'을 주요 책무 중 하나로 둔 한은의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한은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지만 농산물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에 미치는 상승압력 자체가 몇 달 전에 비해 내려갔다"며 "공급 요인을 제거하더라도 1% 초반이어서, 한은이 목표로 삼는 2%에서는 멀어진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8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8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만장일치 인하’는 3명…7명 "매파 이일형 위원, 동결 주장할 것"

전문가 10명 중 7명은 이달 기준금리가 내려가더라도 만장일치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금통위원 중 강성 매파로 꼽히는 이일형 위원이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위원은 지난 7월 금리인하 때도 동결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경기대응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금융불균형 가능성을 고려하면 현 기준금리 수준도 완화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난 8월 금통위에서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강조한 바 있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까지는 이달 인하에 거부감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1명 정도는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이 위원은 지난 의사록에서 재정확대를 주장한 만큼 이번에도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본다"며 "시장 반응을 최소화해야 하고 아직 이후의 추가 인하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만장일치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장일치 인하를 전망한 3명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을 한 목소리로 언급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9월 1.8%로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내려왔는데, 이 위원이 이를 근거로 인하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봤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치로, 이 위원은 지난 7월 금통위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아직은 2%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이후 하락하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이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을 리스크 요인으로 언급했다"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전문가 서베이랑은 다르게 그 수준이 내려갈 경우 소비 감소로 옮겨가는 측면이 있어 이일형 위원도 인하에 합류할 것"이라고 했다.

이달 강력한 인하 주장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금통위 내 비둘기(통화 완화)파인 조동철 위원 혹은 신인석 위원이 0.50%포인트 인하를 주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조 위원은 지난 5월에도 인하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공동락 연구원은 "동결 주장 외에 0.50%포인트 인하 주장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낮아진 기대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총재보다 앞서 완화 선호를 나타낸 사람 중 한 명이 대폭 인하를 주장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가나다순)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원,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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