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10시간 서있기 힘들어, 키높이 의자라도…" 수능 감독관들 호소

조선일보
입력 2019.10.12 03:00

34일 남은 올해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시험 감독관에게 '키높이 의자'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교총, 전교조, 실천교육교사모임, 새로운학교네트워크, 교사노조연맹, 좋은교사운동 등 좌파 교육단체까지 망라된 6개 교원단체는 이달 초 전국 교사 2만9416명의 서명을 받아 "수능 감독 부담을 줄이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가 민감한 수능시험 감독 부담을 교사들에게 떠넘기고 고충에 대해선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면서 3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시험장에 키높이 의자 배치, 감독 교사 증원, 대학 교원도 수능 감독에 참여 등이다.

해마다 수능이 다가오면 일선 학교에서는 감독관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다. 교사들이 수능 감독을 꺼려 서로 미루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수능 감독의 부담으로 꼽는 것은 크게 2가지다. 10시간 가까이 서있어야 한다는 육체적 부담과, 수능 당일 예민해진 수험생이 "감독관이 부스럭대며 움직여 시험을 망쳤다"며 민원을 낼까봐 우려하는 정신적 부담이다. 교원단체가 육체적 부담을 해소해달라며 요구한 키높이 의자 배치와 감독 교사 증원에 대해 교육 당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키높이 의자에 앉아서 감독하면 그 주변에 있는 학생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고, 서서 움직이며 볼 때보다 감독이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감독관을 증원해 2교대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54만8000여명이 치르는 수능에 7만5000여명의 감독관이 필요한데, 2교대로 운영하려면 지금의 2배를 감독관으로 차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대신 올해부터 시·도교육청 직원 가운데 희망자를 감독관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현재 13만원인 수당을 내년에는 14만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일부 학부모는 교사들의 수능 감독 기피를 곱지 않게 본다. 고교생 자녀를 둔 최모(48)씨는 "일년에 하루인데 서로 싫다고 미루고, 의자에 앉아 감독하겠다는 건 심한 것 같다"고 했다. 주부 강모(44)씨는 "대학원생 등 청년들에게 수당 13만원 준다면 서로 하겠다고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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