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탄 비행기서 시츄가 짖으면

조선일보
입력 2019.10.12 03:00

[아무튼, 주말]

7kg 이내 반려견 탑승 가능
동물 두려워하는 승객은 불안
관계자 "강제할 방법 없어"

반려견과 함께 비행기를 타기 위해 승무원의 안내를 받는 모습. 반려동물 동반 비행이 늘어나면서 불편을 겪는 승객도 많다. /대한항공
반려견과 함께 비행기를 타기 위해 승무원의 안내를 받는 모습. 반려동물 동반 비행이 늘어나면서 불편을 겪는 승객도 많다. /대한항공
"시츄 한 마리가 비행기 뜨기 전부터 바로 앞자리에서 짖기 시작했어요. 주인이 계속 달래는데도 내릴 때까지 짖더라고요." 지난달 23일 제주도에서 김포행 비행기를 탄 김모(26)씨는 비행 내내 개 짖는 소리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나도 개와 고양이를 키우지만 막상 비행기 안에서 개가 짖으니 당황했다"고 했다.

얼마 전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모(43)씨는 기내에서 케이지에 든 강아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렸을 때 강아지에게 물린 적이 있어 개 공포증이 심해요. 작은 강아지도 무서운데 자리 아래 강아지가 있는 걸 발견하곤 깜짝 놀랐어요."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비행한 반려동물은 5만4533마리. 에어부산은 반려동물 운송 건수가 올 들어 9월까지 508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고 밝혔다. 항공사마다 동반 규정은 다르다. 일반적으로 무게 7㎏(운송용기 포함) 이하 개·고양이·애완용 새만 기내 반입할 수 있고, 이 무게를 초과하면 위탁 수하물로 부쳐 수하물칸으로 보내야 한다. 대한항공 국내선 기준 기내 탑승은 2만원, 수하물칸 탑승(32㎏ 이하)은 3만원을 받는다.

애견족, 애묘족에겐 반가운 소식이지만 그만큼 동물 공포증이 있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의 불편 호소도 증가했다. 승객 간 마찰을 줄이기 위한 항공사 규정이 있긴 하다. 운송 용기 밖으로 개나 고양이를 꺼내선 안 된다. 비행기 한 편마다 기내에 탑승할 수 있는 동물은 최대 2~5마리. 동물 동반 승객은 서로 떨어뜨린다. 동물을 동반한 승객의 옆자리를 비워두거나 항공기 맨 뒤로 좌석을 배정하기도 한다.

그래도 한계는 있다. 비행기에 탄 개가 짖을 때는 속수무책이다. 승객이 정해진 규칙을 지켰다면 다른 조치는 어렵다는 것.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아기가 운다고 부모에게 조용히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 상황과 비슷하다. 동물이 짖을 때도 동반한 승객에게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했다. 우는 아이 달래기만큼 짖는 강아지 달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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