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빛낸 조형물에 '조민' 이름" "그사람 맞다"… 국감장 웃음바다

입력 2019.10.11 14:36 | 수정 2019.10.11 21:02

野 "조형물서 조민 이름 빼라"... 與 "조민 이름만 빼는 건 곤란"
KIST 원장 "조국 딸 허위 인턴증명 발급자, 檢 발표 전이라도 징계 검토"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원(KIST) 원장은 11일 조국 법무부 장관 딸 조민(28)씨에게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광렬 KIST 기술정책연구소 소장에 대해 "빠른 징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가출연 연구기관 국정감사에 출석해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으로부터 '이 소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병권 KIST 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병권 KIST 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 소장은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57)씨의 초등학교 동창으로, 조민씨의 인턴 증명서를 발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원장은 '이메일을 통해 인턴 증명서를 보냈다고 하는데, 이 소장의 이메일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인턴 증명서에) 인장 표시는 돼 있지 않고 개인 사인만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KIST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검찰 수사 발표 전 징계가 필요하다'고 했고, 이에 이 원장은 "네, 잘 알겠다"고 했다.

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KIST는 1급 국가 보안 시설인데 출입증 없이 출입이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조 장관 측에서 조민씨가 실제로 KIST 3주 인턴을 채우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건물 출입구에서 여러 명이 함께 들어가서 출입 기록이 없을 수 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이 타당한지에 관해 질의한 것이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조민씨가 부산대 의전원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는 대학 때 3주간 인턴을 했다고 돼 있고, 조 장관은 '2주 동안 했다'고 했다"며 "그런데 KIST 출입관리 시스템을 살펴보니 조민의 방문증 발급 내역은 단 3일"이라고 했다.

이에 이 원장은 "출입증 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는 '출입증을 중복해서 썼을 수 있다'는 취지의 조 장관 해명이 사실상 틀렸다고 말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조 장관 딸 인턴) 당시에는 '스마트게이트(smart gate·자동 출입문)' 시스템이 아니었다. 따라서 (전자출입증) 태그(tag·갖다 댐)가 아닌, 경비실 방문을 통해 출입증이나 방문증을 발급받는 시스템이었고 모든 개인은 각자 출입 여부 확인을 거치게 돼 있다"며 "(출입증을 중복해서 썼다는) 조 장관 말이 사실이라면 대학생이 청와대를 마음대로 드나드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같은 당 김성태(비례) 의원은 KIST L3연구동 앞 조형물에 '조민'이란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실이라면 조형물에서 이름을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김경진 의원이 "KIST를 빛낸 인물을 써놓은 조형물에 그 '조민'이 (조 장관 딸) 그 조민 아니죠?"라고 묻자, 이 원장은 "아마 그 사람 맞는 것 같고요…"라고 했고 국감장에 웃음이 터졌다. 이 원장은 "동명이인은 아니다"며 "다만 해당 조형물은 KIST를 거쳐 간 별정직, 학생 등을 포함한 2만6000여명의 전체 명단"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3일에서 5일 간 스쳐간 인턴이고 증명서도 허위인데 그런 사람 이름이 조형물에 있는 게 부끄럽지 않나'라고 하자, 이 원장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원장은 '조 장관 딸 이름을 조형물에서 빼야 한다'는 질의에 "검토해보겠다", "상의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조민 이름만 빼는 건 곤란하다고 생각한다"며 "KIST가 직접적 계약 관계를 통해 관계를 맺은 모든 연구자, 학생, 임시직의 전산이 자동 추출돼 2만6077명의 이름이 (조형물에) 들어갔다고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기준에 의해 넣었으니 뺄 때도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복잡할 것 같으면 그냥 두든지, 다 조사해 기준에 의해 빼든지, 조형물 자체를 없애든지 고민하라"라고 했다.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설치된 모니터에 조국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이름이 새겨진 KIST(한국과학기술원) 내 조형물의 사진이 나타나 있다. /연합뉴스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설치된 모니터에 조국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이름이 새겨진 KIST(한국과학기술원) 내 조형물의 사진이 나타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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