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국 동생의 환자 연극, 속아준 판사, 보통 사람들 아니다

조선일보
입력 2019.10.11 03:19

조국 법무장관 동생 조권씨는 몇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두툼한 배낭을 메고 나왔다.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가방을 멘 채로 종종걸음을 치기도 했다. 허리 디스크 환자 모습은 아니었다. 그랬던 조씨가 9일 영장이 기각되자 목에 보호대를 차고 구치소에서 나왔다. 언론 카메라가 비추자 손을 허리에 갖다 대며 아픈 시늉을 했다. 그런데 조씨는 목을 좌우로 흔들며 주변을 살피고 도움도 받지 않고 차량 조수석 문을 스스로 열더니 이내 차 안에 들어앉아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긴급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허리 디스크 환자라면 서 있는 것조차 버거워하는 것이 보통이다. 환자 행세를 하며 법 집행 기관과 국민을 농락하고 있다.

조씨는 지난 6일 넘어져 허리 디스크가 악화됐다고 했는데 바로 그날 직접 차를 운전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술 날짜를 잡았다고 했지만 이 역시 거짓말이었다. 의사 출신 검사가 담당 의료진에게 조씨 상태를 확인한 뒤 부산에서 서울까지 압송했다. 검찰은 이 내용을 영장 판사에게 알렸다고 한다. 그런데도 영장 판사는 "건강 상태를 참작해" 영장을 기각한다고 했다. 실질 심사를 포기한 조씨 얼굴도 본 적 없으면서 '건강이 안 좋다'고 했다. 처음부터 기각 결론을 정해놓고 끼워 맞춘 것이다. 전 정권 수사 때는 암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 중인 사람까지 구속했다. 이 사실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는 국민에겐 지금 조국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모든 것이 단체 사기극 같다.

'조국 수사'가 40일이 넘었지만 검찰은 아직 조 장관과 아내 휴대전화를 압수 수색하지 못했다. 법원이 여러 차례 영장을 기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국 펀드나 웅동학원 관련 계좌 추적이 더딘 것도 '영장 기각'과 무관치 않다고 한다. 대통령, 집권당, 법원이 나서 조국과 그 일가의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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