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시민 앞에 벌벌 떤 국가 공영방송, 이게 나라 맞나

조선일보
입력 2019.10.11 03:20

유시민씨가 KBS의 조국 사태 취재팀을 문제 삼자 KBS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보도 경위를 규명하고 조국 사태 보도를 위한 특별취재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가 사내 반발에 부딪혀 한발 물러났다. 유씨는 문재인 정부의 '어용 지식인'을 자처하고 있지만 아무런 공직과 권한을 갖지 않은 사인(私人)일 뿐이다. 그런 사람이 KBS 사장의 이름을 거론하며 경고하자 KBS는 곧바로 조국 사태를 두 달간 담당해온 자사 법조팀 기자들을 취재에서 배제하고 이들의 취재 과정에 잘못이 없었는지 조사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KBS의 보수·진보 성향 양대 노조가 반발하자 사측은 보도본부 자체 점검을 먼저 하겠다고 후퇴했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씨가 KBS 운영을 총괄 책임지는 이사장인가 아니면 방송의 공정 보도를 감시하는 방송통신위원장인가. 그가 무엇이기에 그의 한마디에 국가 공영방송이 자사 기자들을 범죄자 취급을 하나.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대통령 최측근 양정철씨가 운영하는 민주당 싱크탱크가 "법원이 조국 장관 가족 관련 사건의 영장을 너무 쉽게 내준다"고 불만을 터뜨리자마자 서울중앙지법의 영장담당판사는 조국 동생 영장을 기각했다. 조국 동생에게 돈을 전달한 종범 2명은 구속됐는데 돈을 받은 주범은 영장이 기각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 동생이 영장심사 출석을 포기한 것은 혐의를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경우 영장은 100% 발부돼왔다. 첫 예외를 조국 동생이 기록했다.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대통령은 파렴치한을 법무부 장관에 기어이 임명하더니 이 사람을 수사하는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조국이 자기 집을 압수 수색 중인 검사와 통화한 처신은 한마디도 문제 삼지 않고 검찰의 압수 수색만 질책했다. 여당은 조국에 대한 수사를 '검찰 개혁'을 좌절시키기 위한 정치적 쿠데타라고 공격하고 있다. 검찰청사 앞에서는 주말마다 파렴치 위선자를 '수호하자'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주눅이 든 검찰은 공개 소환 및 심야 조사 폐지 같은 피의자 배려 조치를 조 장관 아내를 상대로 최초로 적용했다. 정씨는 검찰 조사를 받다가 아프다면서 조서에 서명도 않고 집에 가버렸다. 일반 피의자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전직 대통령, 대법원장도 누리지 못했던 사법적 특혜를 조국 가족만 누리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정권과 한 몸이 된 TV, 라디오들은 '조국 수호'의 나팔수가 되고 있다. KBS, MBC 등 지상파방송은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조국 반대 집회는 그 규모가 2016년 이후 최대였음에도 극히 무성의하게 다루고 조국 옹호 집회는 헬기까지 띄워 중계했다. 서울시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tbs 교통방송에선 교통, 날씨 등 본래 방송 목적의 내용이 아니라 조국을 위한 선전 선동만 흘러나온다. 나꼼수 김어준씨는 조 장관 딸의 제1저자 논문은 고려대에 제출된 적이 없다는 가짜 뉴스를 내보내는가 하면, 조 장관 딸을 직접 출연시켜 "표창장을 위조한 적 없다"는 주장을 반론 없이 펼칠 기회를 주었다. '뉴스공장'이 아니라 '뉴스공작'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명된 8·9 개각 이후 집권 세력과 그 비호 세력은 조국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검찰, 법원, 언론 같은 국가의 중요 기능을 난도질하고 있다. 그가 없으면 정권이 무너지나. 국민, 국정보다 조국이 더 중요한가. 왜 이렇게까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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