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맡은 박준영 변호사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

입력 2019.10.10 11:05 | 수정 2019.10.10 11:21

재심(再審) 사건 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박준영〈사진〉 변호사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 8차 사건 범인 윤모(52)씨의 변호인을 맡기로 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작’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윤씨가 준비하고 있는 재심의 변호인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삼례 3인조 강도 치사 사건(1999년),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사건(2000년) 등의 재심을 무료 변론해 무죄를 받아냈다.

박 변호사는 "사건에 대한 개인적 욕심을 내려놓고 이 사건에 딱 맞는 변호사를 모시고 변호인단을 꾸릴 생각"이라며 "변호인단 구성이 마무리되면 공개하겠다. 윤씨 입장에서는 하늘이 준 기회다. 잘 살려가겠다"고 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들이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는 이야기가 들려와 다행"이라면서도 "같은 조직 구성원의 책임이 문제되는 사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경찰이 조사를 잘 진행하는지 경계하며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당시 경찰은, 소아마비 때문에 한쪽 다리를 잘 못 쓰는 윤씨에게 쪼그려 뛰기를 시켰다고 한다"며 "지금의 경찰이 이 사건을 바로잡길 바란다.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변호가 시작됐다"고 썼다.

1988년 12월 .화성군내 청장년들로 구성된 자율기동순찰대 대원들이 태안읍 진안1리 마을입구 설치한 방범초소주변을 경비하고있다./조선DB
1988년 12월 .화성군내 청장년들로 구성된 자율기동순찰대 대원들이 태안읍 진안1리 마을입구 설치한 방범초소주변을 경비하고있다./조선DB
윤씨는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 화성시 진안동)의 박모(당시 13세)양 집에 침입해, 박양을 기절시킨 뒤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다음해 7월 검거됐다.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윤씨는 "고문을 당해 허위자백했다"며 항소와 상고를 이어갔다.

그러나 2·3심 재판부 모두 "윤씨 자백의 신빙성이 인정되고, 자백이 고문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할 아무런 자료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1990년 5월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윤씨는 복역 중 감형돼 20년 만인 2009년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최근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윤씨 검거로 ‘모방범죄’ 결론이 난 8차 화성 사건도 자신의 범행이라고 경찰에 진술하면서, 윤씨가 주장했던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윤씨는 우선 이춘재의 진술을 근거로 재심 청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8차 사건 수사기록과 증거물은 남아있지 않아 진실 규명까지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증거는 관련 법률에 따라 확정 판결 20년이 지난 뒤 2013년까지 순차적으로 모두 폐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가지 정황이나 당시 수사 과정을 맞춰봐야 하기 때문에 진실을 밝히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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