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정부 시위로 에콰도르 수도 마비… 대통령은 제2 도시로 긴급 피신

조선일보
입력 2019.10.10 03:47

에콰도르 반정부 시위가 수도 키토를 마비시킬 정도로 격렬해져 레닌 모레노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수도를 포기하고 제2 도시로 피난했다.

8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시위대들은 지난주부터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키토 거리를 점거했고, 일부는 국회 건물에 쳐들어가기도 했다. 경찰 77명이 부상하고 민간인 피해자도 속출했다. 급기야 정부는 7일 키토를 포기하고 수도에서 350㎞ 떨어진 과야킬로 이동했다.

이번 시위는 정부가 매년 13억달러(약 1조5600억원) 투입되는 유류보조금을 중단하겠다고 지난 3일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1970년대 도입돼 40여년 동안 지급해왔지만, 더 이상 재정으로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 보조금 중단으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두 배 이상 뛰었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모레노 대통령 전임자인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 시절 누적된 국가 부채 때문이다. 2007년에 당선돼 2017년까지 집권한 코레아는 댐·학교·병원 등을 짓겠다며 중국에서 65억달러의 차관을 들여왔다. 그러나 에콰도르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석유 가격이 낮게 유지되면서 빚을 갚기 어려워졌고, 결국 에콰도르 국가 부채는 2018년 말 49억달러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코레아 정권에서 부통령을 역임할 정도로 코레아의 최측근이자 온건 좌파 성향이라고 평가받던 모레노는 취임 이후 재정 긴축에 나서야 했다. 지난 3월에는 에콰도르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유류보조금 등 예산 삭감을 조건으로 3년간 42억달러 구제금융을 받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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