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자리 만들어 여권인사 앉힌 에너지평가원

조선일보
입력 2019.10.10 03:16

올해 4월 개방형 계약직 신설… 여당에서 활동한 이성호씨 선정
'경력 10년 이상' 자격 미달 논란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너지평가원)이 연봉 1억원짜리 개방형 계약직 자리를 신설해 여당 출신 인사를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자격 미달 논란이 제기됐다.

9일 자유한국당 김기선 의원에 따르면, 에너지평가원은 올해 4월 '혁신성장정책보드의 장(長)'이란 직무를 담당할 2년짜리 개방형 계약직을 신설했다. 연봉 9355만원에 성과연봉과 부가급여가 별도인 자리다. 이어 에너지평가원은 최종 합격자로 이성호(56)씨를 선정했다. 이씨는 1995년부터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서울시의원을 역임했고, 19대 총선에선 민주통합당 서울 종로 예비후보로 출마했던 인사다.

에너지평가원은 개방형 계약직 도입 사유로 '기재부의 개선 권고'와 '혁신성장정책보드 활동 실적 성과 미진'을 들었다. 그러나 기재부의 개선 권고는 2015년 12월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4년 가까이 채용 검토를 하지 않다가 올해 갑자기 채용을 추진한 것이다. 김기선 의원은 "에너지평가원이 개방형 계약직을 추진한 이유 모두 근거가 약하고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든다"고 했다.

이씨는 응시 자격 미달 의혹도 받고 있다. 이씨가 선정된 자리의 응시 자격은 '재생에너지 정책 관련 10년 이상 경험 보유 및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 근무 유경험자'였다. 이씨는 입사지원서에 네 곳에서 근무하며 총 12년 3개월간의 관련 경력을 쌓았다고 적었다. 문제가 제기되는 경력은 그가 전북대 산학협력단 교수였던 4년이다. 그는 전북대에서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핵심 연구를 했다'고 했다. 그러나 전북대 측은 국회 확인 요청에 "이씨가 담당한 업무는 '서울사무소 관리' '신규 사업 발굴 및 유치' 등"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전북대에서 맡은 업무는 모두 재생에너지와 무관하다"며 "해당 경력 4년을 빼면 이씨는 응시 자격에서 필요한 재생에너지 관련 경험 10년을 채우지 못했음에도 채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임춘택 에너지평가원장은 이씨의 채용과 관련한 본지 해명 요청에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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