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단톡방 브레이커, 조국

조선일보
입력 2019.10.10 03:10

'조국 사태' 얘기하다 다퉈 가족·친구 계모임 깨지기도

중소기업인들로 구성된 한 단체 카카오톡 방(단톡방)은 8월 초 350여명이던 대화 참여자 수가 두 달 만에 300명으로 줄었다. 50여명이 두 달 새 방을 떠났다. 원인은 조국 법무장관 사태였다. 방장(房長)이 조 장관을 조롱하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자, 문 정부 지지자들이 하나둘 방에서 나갔다. 일부는 조용히 나갔지만, 일부는 항의했다. "좌파 우파 선동 좀 그만하라" "우리가 조국이냐" "화가 나서 암 생길 거 같네요"라고 했다. 그러나 방장은 "여긴 언론의 자유가 있으니 당신들도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라"며 9일에도 광화문에 쏟아져 나온 시위 인파 사진을 태연히 올렸다.

친목 모임에서 조국 법무장관 사태를 화제로 올렸다가 불화를 빚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직장인 김모(28)씨는 부모님, 동생과 함께 참여하던 가족 단톡방이 최근 해체됐다. 김씨가 조 장관에 대한 비판 의견을 올린 게 갈등의 씨앗이 됐다. '86세대'인 김씨 아버지가 "법원에서 시비가 가려지기 전에 성급하게 결론 내릴 일이 아니다"라고 했고, 딸은 "아버지가 조국처럼 반칙을 했으면 나도 대학에 들어갈 때 재수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결국 화난 아버지가 '방탈'(대화방에서 나감)했다.

계모임이 깨지기도 한다. 부산 출신인 A(60)씨는 부산과 수도권에 흩어져 사는 언니·동생 4명과 공동으로 매달 1인당 3만원씩을 불입해 1년에 서너 번 맛있는 음식점에서 만나는 계모임이 있었다. 하지만 이달 초 서울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조 장관 문제로 말싸움이 벌어졌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지 않았다. 셋은 조 장관을 비판했고, 둘은 지지했다. A씨는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도 조 장관 편을 들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고, 그 동생은 "내가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는 걸 뻔히 알면서 굳이 내 앞에서 조 장관 얘길 꺼내는 것은, 나를 공격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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