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선수권 21번째 메달, 뛸때마다 '역사'

조선일보
입력 2019.10.10 03:00

키 142㎝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 여자 선수 통산 최다 메달 기록
男최다 23개 경신도 시간문제

독보적 고난도 기술 4개 보유
국제체조연맹 "너무 위험하다"… 신기술에 일부러 낮은점수 매겨

'지금, 그리고 모든 시대를 통틀어 최고의 체조 선수.'(USA투데이)

육상에 우사인 볼트, 수영에 마이클 펠프스가 있다면 체조의 대명사는 시몬 바일스(22·미국)다. 차이가 있다면 다른 전설과 달리 바일스는 한창 현역으로 뛰고 있다는 것. '체조의 여신(神)'이 다시 한 번 매트 위 새 역사를 썼다.

시몬 바일스(미국)가 9일 체조 세계선수권 여자 단체전에서 마루 연기를 펼치는 장면.
분명 공중에 떠 있는데 바닥에 누운 것처럼 편해 보인다. 체조 사상 최고 선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품격이다. 시몬 바일스(미국)가 9일 체조 세계선수권 여자 단체전에서 마루 연기를 펼치는 장면. 그는 이날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선수권 여자 통산 최다 메달 기록(21개)을 세웠다. /AP 연합뉴스
바일스는 9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FIG(국제체조연맹) 세계선수권 여자 단체전 결선에 출전해 미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러시아, 이탈리아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5회 연속 대회 여자 단체전 금메달. 바일스는 이 중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던 2017년을 제외하고 4차례 모두 동료들과 시상대 맨 위에 섰다.

단체전 우승으로 바일스는 세계선수권 개인 통산 21번째(금 15, 은 3, 동 3) 메달을 손에 쥐었다. 스베틀라나 호르키나(러시아·20개)를 넘어서는 여자 선수 최다 기록이다. 남자 최다 메달 기록(비탈리 셰르보·23개)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다. 바일스는 이번 세계선수권 개인 종합·종목별 결선(4개)에서 모두 수상 가능성이 크다. 최대 메달 5개를 추가할 수 있는 셈이다.

바일스가 만드는 체조 역사
바일스는 키 142㎝의 단신(短身)이다. 하지만 용수철을 발바닥에 붙인 듯한 강한 탄력을 자랑한다. 경쟁자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는 건 타고난 신체 능력으로 긴 '체공 시간'을 벌기 때문이다. 바일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체조 기술 4개를 갖고 있다. 종목별 특화가 뚜렷한 다른 선수와 달리 그는 여자 체조 네 종목 중 3개(마루·도마·평균대)에서 전매특허 기술을 만들었다. 올해에만 두 개를 새로 선보였다.

바일스가 마루 종목에서 구사하는 '바일스2'(일명 트리플-더블)는 공중에서 동시에 몸을 세 차례 비틀고, 공중제비를 두 번 도는 고난도 기술이다. 여자 선수론 단연 처음이고, 남자 역시 지금까지 리종성(북한)을 포함해 3명만 성공했을 정도로 어려운 동작이다.

너무 어려운 기술을 펼쳐 오히려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FIG 여자기술위원회는 최근 바일스의 평균대 신기술에 예상보다 낮은 난도 점수를 적용했다. 착지 과정에서 선수가 다칠 위험이 커 보호 차원에서 일부러 낮은 점수를 줬다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말도 안 되는 결정"이라며 "바일스는 그의 점수보다 더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바일스는 부모에게 버림받고 외조부모에게 입양돼 자라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역경을 이겨내고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그를 미국 언론은 '수퍼스타'라고 칭한다. 하지만 본인은 "나 스스로 수퍼스타라고 생각했다면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냥 생각 없이 매트에 나서 내 경기를 치를 뿐"이라고 했다. 3년 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수확한 바일스는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사상 첫 전 종목 석권(금 6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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